당근주스와 아침식사를 준비하고 나면 아침운동을 시작한다. 요즘은 걷기 5분과 가볍게 뛰기 20분 다시 빠르게 걷기 5분, 총 30분을 배란다의 러닝머신에서 한다. 그럼 땀이 흐를 정도로 기분 좋은 나에게 적당한 운동강도와 시간이다.
가볍게 뛰기로 몸에는 열감이 있고, 땀이 흐르고, 얼굴은 약간 붉다. 거실에 요가매트를 깔고, 요가와 스트레칭을 시작한다. (영상, 15분+ 21분) 요가와 스트레칭을 한 뒤 5분 정도 명상 호흡을 한다.
요즘 요가와 스트레칭을 하면서 동작이 익숙해져서인지 운동을 할 때 집중도와 강도가 높아졌다.
나에게 가장 성취감을 많이 주는 모닝루틴은 아침운동이다.
AM 9:00
운동을 마치면 AM 9시가 조금 넘는 시간이다. 샤워를 하면서 괄사로 온몸을 마사지를 하면 정말 오늘 하루 잘 보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드는 몸의 컨디션이다. 단정하게 머리손질과 화장을 하고 옷을 입는다.
AM10:00
10 즘이면 나의 모닝루틴을 마치고 하루를 보낼 준비가 끝난다.
점심식사를 위한 준비를 가볍게 해 두고, 당근사과주스와 견과류를 먹고, 사과와 방울토마토, 찐계란 1개를 먹는다. 11시즘 나는 아침식사를 마친다.
AM 11:00
편안한 신발을 신고, 회사나 나의 작업실로 간다.
나에게 가장 중요한 나의 모닝루틴이다. 내가 암환자가 되고 매일 꼭 지키고 싶은 것들을 하는 시간이다.
그래서 나는 거의 대부분의 약속은 11시 이후에 잡고 있다.
나의 작업실과 책상이 생겼다.
요즘 나의 작업실을 꾸미고 정리하고 있다. 사회적 기업 담심포를 운영하기로 마음먹고 나의 공예가로서의 작업은 모두 정리를 했다. 담심포가 4년이 되는 해 나는 암을 만났고, 나를 위해 정성을 들이며 몸과 마음을 돌보기 시작했다. 마음을 돌보기 위해서 내가 좋아하는 일들을 해야겠다는 바람이 생겼고, 암을 만나 항암치료로 힘든 나의 몸과 마음을 회복하는데 집중했다. 그렇게 2년 6개월이 지났다.
몸도 마음도 많이 회복이 되었고, 2년 6개월 동안 매일 실천했던 루틴들 덕분에 암을 만나기 전보다 몸의 건강은 어쩌면 더 좋아진 듯도 하다 생각한다. 지금의 일상을 잘 보낼 수 있는 것은 건강한 생활습관과 음식을 먹기 위해 노력하고 공부하고 정성 들인 시간들 덕분이다.
6월 마지막주에 나의 작업실 공간을 마련했다. 암을 만나고 지금의 공간이 생기기 전까지 나는 회사에 나의 책상 하나가 없었다. 대부분 카페에서 나를 위한 시간을 보냈다. 중요한 회의나 점자촉각교구재의 검수작업을 할 때만 출근을 했으니 내 공간은 필요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나의 책상이 갖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항암치료를 하면서 하고 싶은 것들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찾으며 버킷리스트를 만들었다. 나에 대해 살피니 나는 혼자 놀기를 좋아하는 사람이었다. 카페에도 혼자 다니기를 유독 좋아했다. 암을 만나 항암치료를 하면서도 매일 혼자서 카페에 가고, 혼자서 책을 보고, 낙서를 하고, 그림을 그리고, 영화나 드라마들 봤다.
몇 달 전 집 근처 신축아파트를 단기 월세로 빌렸다.
운이 좋았다. 6개월 정도 빌릴 수 있는 아파트가 있었다. 테스트기간으로 적당하다.
회사를 이전하면서 영상 촬영을 위한 스튜디오공간과 영상편집공간이 필요했다. 주 사용목적은 영상 촬영과 편집공간이고, 또 하나는 정말 단단히 마음먹고 시작해야하는 점자촉각그림동화책 제작을 위한 봉사활동을 위한 공간으로 방 1개를 사용하기로 했다. 5개월 동안 4권의 동화책을 완성하는 게 목표다. 매주 토요일이면 봉사자들과 점자촉각동화책을 만드는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공간이 마련된 지 3개월이 지났지만 나의 작업방은 비워져 있었다. 7월부터 시작한 외부강의와 8월부터 시작한 점자촉각동화책 만들기 봉사활동을 준비하고 시작하느라 미루어졌다. 암을 만나기전이라면 무리해서라도 서둘러 정리를 했을테지만 지금은 그렇게 하지 않는다.
접이식 책상을 주문했다.
추석연휴 여러 가지 이유 등으로 친정도 시댁에도 가지 않고 집에서 가족들과 조용한 추석을 보내기로 했다. 5일의 시간 동안 나의 작업실을 꾸며보기로 했고, 인터넷으로 가구들을 주문했다. 6개월만 사용할 수도 혹은 더 길게 연장할 수도 있는 공간이라 보관하기 좋은 접이식 책상들로 주문했다.
창고와 회사의 여기저기 있던 숨어있던 박스 속 나의 작은 공예용품들을 하나둘 꺼내 정리를 시작했다. 커튼을 달고, 그동안 읽었던 책들도 조금씩 가져왔다.
나의 작업실은 내가 다니던 카페들의 몇 가지 조건에 맞게 꾸몄다.
우선 창으로 밖이 보이게 책상을 두고, 적당한 조도와 좋아하는 음악들을 선별했다. 인센트를 피울 적당한 거리를 찾고, 매일 마실 다양한 차들도 준비했다. 이 조건들 중 메인책상의 위치로 책상의 배치가 여러 번 바뀌었다.
첫글을 쓴다.
어제부터 나의 작업실에서 작업을 시작했다. 책을 읽고, 글을 쓰고, 그림을 그렸다.
오늘은 인형을 만들어 보려고 한다. 베란다의 공간에는 이젤을 두고 대학시절 가장 좋아했던 물감놀이, 그림 그리기를 할 공간을 꾸미려고 한다.
드레스룸은 최근에 하고 싶었던 작은 책방을 오픈준비 중이다. 온라인으로 소개하는 나의 책방은 내가 읽은 책들을 중심으로 소개할 예정이다.
하나씩 공간을 꾸미는 시간들이 나의 즐거운 놀이다.
오늘의 이 글은 나의 작업실에서 쓰는 첫 글이다. 글을 쓰기 전 창문을 열고, 초를 켜고, 인센트를 피웠다. 일본여행 중 책을 읽을 때 마시는 차라는 설명을 듣고 사온 차를 넉넉히 우려내고 좋아하는 재즈음악도 준비했다. 열어놓은 창문으로 빗소리가 들린다. 오늘 새벽부터 비가 내리더니 지금도 비가 내린다. 참 듣기 좋다.
방안의 불을 켜지 않고 책상의 스탠드를 켰다. 형광등색이 아닌 백혈등색이다. 브런치에 로그인을 하고 지금 나는 내가 좋아하는 공간에서 오늘 어제의 일기를 적는다. 이 시간이 참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