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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꼼지맘 May 13. 2024

암환자의 각오-사회적 기업가로 살아남기보다 어렵겠어요?

간으로 전이가 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생각정리

1기 암환자의 재발과 전이

내가 암을 만났을 때 비슷한 시기에 남편의 친척분이 암을 만났다.  

비슷한 시기에 부부가 암을 만났다. 남편분은 위암 1기, 아내는 유방암 1기라고 했다. 두 분 다 수술을 했다. 아내분만 4번의 항암치료를 했다. 그분들에게 위암 3기인 나의 소식을 전했고  많은 걱정과 염려를 해주셨다.

두 분은 1기라 일상으로 회복하는데 많은 시간이 필요하지는 않았다고 했다.  내가 암의 전이와 재발이 잘되는 2년의 시간이 지난 즘이었다. 유방암 1기셨던 아내분이 간으로 전이가 되었다고 했다.


전이가 잘 되는 유방암

유방암은 전이와 재발이 잘되는 암중에 하나이다.  암을 경험한 분들 중 유투버로 활동하는 유방암경험자들이 가장 많은듯하다. 아마도 여성분들이고 젊은 분들이 많아서 일 것이다. 그중 유방암 1기에서 전이가 되어 4기가 된 암환자들도 있다.  암환자들이 말하길 처음 암을 만났을 때는 우리 속에 든 맹수를 만난 기분이라고 한다. 그러다 재발이나 전이가 되면 창살이 없는 같은 공간에서 맹수를 만나는 것과 같은 느낌이라고 표현했던 게 생각이 났다. 내가 생각해도 그럴 것 같다. 공감이 되었다.


 *유방암을 초기에 발견하면 생존율은 굉장히 높다. 한국유방암학회에 따르면 유방암 1기는 96.6%, 2기는 91.8%, 3기는 75.8%, 4기는 34% 정도로 파악되고 있다. 하지만 유방암 4기의 경우에는 폐나 뼈, 간 등 다른 장기로 전이가 되었을 확률이 높기에 생존율이 매우 낮아진다.

[출처] : https://www.hidoc.co.kr/healthstory/news/C0000692237 | 하이닥




암환자에게 좋은 습관이란?

오늘 남편과 암환자의 습관 만들기가 유일한 암의 재발과 전이의 예방법일 것 같다는 이야기를 했다. 내가 암을 만나고 많은 시간을 처음 만난 암을 알기 위해  책을 읽고 영상을 보고 공부를 했다.  암으로부터 나의 몸과 마음을 지키는 가장 안전한 방법은 좋은 생활습관 식습관을 꾸준히 하는 것이었다.


나는 나의 일상을 지키고 건강을 지키기 위해 암을 만난 이후부터 지금까지 좋은식습과 생활습관을 만드는데 최선을 다해 노력을 하고 있다. 그리고 내가 하는 최선의 노력과 방법은 좋은 루틴을 매일 실천하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꾸준히 루틴을 실천하고 나의 몸과 마음을 돌보고 있다. 그리고 그루틴을 꾸준히 하기 위해 매일 기록을 한다.(기록하기도 나의 중요한 루틴이다)


3명중 1명은 암경험자

 요즘 주변에서 암을 어렵지 않게 접할 수 있다. 3명 중 1명이 암경험자라고 한다.  내가 이렇게 말했을 때 우리 막둥이는 너무 과장된 것이 아니냐는 말도 했다. 하지만 나와 동행을 하며 다닌 책방여행에서 내가 암환자라 소개를 하면  주변 사람 중 1~2명은 우리에게 다가와 "저도 암환자예요 라거나 저도 암을 경험했어요"라는 말을 듣는다. 그러니 막둥이는 이제는 3명 중 1명이 암경험자라는 말에 동의한다. 그리고 내가 적는 항암밥상글에 대해서도 많은 관심과 응원을 해주고 있다.



나의 암은 1기에서 3기가 되었다.

나는 수술을 하기 직전 수술집도를 하시는 위장관내과 교수님과 소화기내과 교수님께 위내시경 검사를 받았다. 두 교수님 모두 나의 위암을 1기로 예측했다.

그리고 두 분 모두 건강검진으로 암을 발견하게 된 나에게 " 운이 좋네요'라고 하셨다. 항암치료는 하지 않아도 되고, 70% 위절제수술을 해야 하지만 4개월 정도 지나면 식사에는 크게 문제가 되지 않고 일상으로 회복될 거라고 했다. 남편과 나는 수술일정을 잡고 집으로 돌아와 안심을 하고  항암치료를 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에 감사했다. 하지만 수술을 조직검사 결과는 림프절로 전이가 되었고, 8번의 항암치료를 해야 하는 게 좋은 위암 3기였다.


위암 3기라 불행 중 다행

나는 종종 내가 위암 1기였으면 지금처럼 습관을 바꾸고 루틴을 만들고 하루를 열심히 나를 돌보면 지냈을까 하는 생각을 한다. 나의 위암 3기가 불행일까 다행일까 생각을 하게 된다.  나는 암 1기로 치료를 마친분들의 소식을 종정 전해 듣는다. 조심은 하시만 예전의 습관을 크게 바꾸는 생활을 하는 분들은 그리 많지 않다. 하지만 예전과 같은 생활을 그대로 하는 분들도 거의 없다.  어느 정도 타협을 보는 정도이다. 아마 나도 1기였다면 그렇게 했을 거다. 수술을 하고 술과 정말 조심해야하는 음식들은 조심하려고 했겠지만  내가 좋아하고 즐긴 것들 그리고 나의 오랜 생활습관들이 모두 고쳐지지는 않았을 거라 확신한다.

위암 3기의 생존율 50%

위암 3기의 생존율은 50%이고 재발과 전이가 되면 대부분 4기가 되고 생존율은 10% 이하가 된다. 처음  3기라는 판정을 받았을 때 생존율과 같은 이런 수치가 나를 두렵게 했다. 과연 나는 어느 쪽이 될까? 각오가 필요했다.   최선을 다해 보자 생각했다. 최선을 다했는데 전이가 되고 재발이 되고 혹은 나의 생존율이 나의 삶이 내가 원하지 않는 방향으로 간다고 해도 최선을 다했으니 받아들일 수 있을 것 같았다. 후회는 하고 싶지 않았다.


사회적 기업가로 살아남기보다 어렵겠어요?

암을 만나기 전부터 나는  암경험 후 사회적 기업가로 암유병자들을 위한 활동을 하는 대표님들과 자주 소통을 했다. 그러다 내가 암을 만났고, 암환자 선배가 된 대표님들은 나의 암이 1기에서 3기라는 소식을 듣고 걱정과 위로를 해주셨다. 나는 대표님께 나의 루틴을 기록하고 앞으로 어떻게 항암생활과 치료생활을 할 것인지에 대해 간단히 말씀드렸다.

그러면서 농담처럼 나눈 대화가 기억난다.


"대표님,  우리 사회적 기업가로 살아남았잖아요. 사회적 기업가로 살아남기보다 어렵겠어요?  사회적 기업으로 살아남기 위해 정말 최선을 다해 노력해서 살아남았는데  우리, 그 노력이 상위 1%는 된다고 생각해요.  사회적 기업가로 살아남기 위해 노력하고 시간과 정성을 들인 것들을 저의 건강에 써보려고 해요.  사회적 기업가로 살아남았는데  저도 살아남지 않겠어요"


"하! 하!  그렇네요. 멋진 생각입니다. 대표님은 해낼 거예요"


"고마워요.. 저는 우선 운이 참 좋죠. 대표님 같은 좋은 롤모델이 있어 이런 생각도 하게 된 거예요"


(담심포는 2019 사회적 기업가 육성사업 창업기업 800팀이 넘는 창업팀 중 우수창업팀으로 선정되었다. 그 외  창업 사회적 기업가 고용노동부 장관표창과  보건복지부장관표창, 사회공헌매칭데이 대상 등을 수상했다)


나는 암을 만난뒤 나의 일상을 보낼 때 사회적기업가 초기 창업자로 처음 써보던 사업계획서를 쓸 때가 생각이 나고, 처음 하는  심사위원들 앞에서의 표가 떠오르곤 한다.  모든것이 서툴고 어렵고, 겁이 났다.

'그래 그때도 처음이었지만 열심히 했더니 익숙해졌고 지름길은 없고 한 계단 씩 꾸준히 노력하는 것이 최선이였어'라고 생각했다.

내가 사회적 기업가로 첫발을 내딛고 하루하루 최선을 다하고 배우고 공부하고 실천했던 것들처럼 그렇게 나를 위해 공부하고 하루하루 최선을 다하기로 했다.  좋은 습관 일상을 보내는 암환자 상위 1%가 되어보기로 했다.


익숙하고 잘하려면 꾸준한 노력과 시간이 필요하다.

지금은 사업계획서를 쓰는 것도 시간 맞춰 발표를 하는 것도 익숙해졌고 나름 잘하게 되었다.  특별한 노하우가 있는 것은 아니었다. 열심히 꾸준히 배우고 실천해보고 도전 해 보는 것이었다.  나의 암을 관리하는 나의 일상의 루틴도  2년이 지났다. 처음엔 갈팡질팡이었고, 불안했고, 서툴렀던 나의 루틴과 일상들이 지금은 익숙해지고 잘하게 되었다.  잘하게 된 것을 넘어 놀이처럼 즐기게 되었다.  


모든 과정들이 필요했던 것이었다.

내가 암을 만나 경험하고 만났던 모든 여정들이 나에게 필요했던 것들이었구나 하는 생각을 한다. 지금은 나의 삶에서 나의 일상이 특별하게 바뀌었다. 무엇보다 나는 나의 암의 재발과 전이를 생각하기보다는 건강한 노후에 대한 생각과 상상을 하며 나의 일상과 루틴, 건강을 돌보고 있고 즐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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