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꼼지맘 Jul 15. 2024

#03 나도, 오늘은 좀 매울지도 몰라

아주 천천히 아껴서 읽는 책 이야기

나는 매일 아침 모닝루틴으로 책을 읽는다.

대부분 건강과 암에 관한 건강서적이거나 마음돌보기, 자기개발책등이다. 


나의 글쓰기 고민

내가 브런치에 나의 일상을 기록하는 글을 쓰기 시작하면서 에세이를 읽고 있다. 암을 만나기 전 대부분의 글쓰기는  사업계획서를 쓰고 보고서를 쓰던 딱딱한 두괄식의 글들이었다. 암을 공부하고 적는 글들은 정보전달이 많으니 예전의 글에서 조금만 다듬어 쓸 수 있었지만, 일상을 기록하는 에세이형식의 글은 따뜻한 온기가 잘 느껴지지 않을까 걱정이 되었다.


막둥이가 나의 고민을 듣고, 글을 쓰기 전 닮고 싶은 작가의 글을 읽어보라고 했다. 도서관과 서점에서 내가 닮고 싶은 글을 찾았다. 예쁘고 상큼하고, 따뜻하고, 편안한 글들을 만났다. 하지만 닮고 싶은 글은 찾지 못했다.

 

동네책방에서 추천받은 책

우리 동네 작은 책방에서 책방주인의 추천으로  강창래작가님의 [ 오늘은 좀 매울지도 몰라] 책을 만났다. 암투병 중인 아내를 위해 서툰 요리실력으로 아내가 먹고 싶다는 음식을 만든다. 작가는 요리에 담긴 일상의 이야기를 따뜻하고 담담히 써 내려간다.  






한 번에 읽기에는 힘든 글

아내가 암을 만나게 되면서, 부부가 함께 하는 시간들이 많아졌고 가족의 일상에서 가장 중요해진 음식.  소소한 일상을 유지하기 위한 노력과 간절한 작은 바람들. 내가 암을 만나 바뀐 음식에 대한 생각들이 책의 곳곳에 담겨있었다. 요리레시피를 적어둔 글에서 많은 감정을 경험한다.  한 번에 쭉 읽어버리기에 힘든 글이다.


우리 집에도 아내를 위해 요리를 하는 남편이 있다.

우리 집에도 아내인 내가 암을 만났고, 남편이 나의 건강회복을 위해 음식을 했다. 서툰 솜씨로 만든 남편의 음식을 먹으며 투정도 부리고 고맙기도 하고 든든하기도 했다. 우리 부부의 일상을 보는듯한  [오늘은  매울지도 몰라]의 글들은  내가 닮고 싶은 글이었다.


아껴가며...

 한 달 전쯤부터 나의 아직은 많이 서툰 글쓰기에 루틴이 생겼다. 카페에서 음료를 주문하고, 노트북을 켜고, 내가 좋아하는 음악을 이어폰으로 듣는다. 그리고 [오늘은 좀 매울지도 몰라] 책을 펼치고 아껴가면서 읽는다. 책을 다 읽고 차를 마시며 잠시 쉬었다. 글쓰기를 시작한다.

나도 거의 모든 음식에 청양고추가 들어간다.  이유는 위의 글과 같은 이유 때문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02 나의 식습관이 바뀌고 생긴 내 몸의 변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