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아이언맨 Sep 02. 2020

초여름 달빛 정원 물가 풍경

한 뼘 남짓한 깊이의 물은 거울 같았다.

물 가장자리의 나무와 수국은 물 위에 제 얼굴을 비쳐보고, 지나가는 새는 잠시 깃털에 물을 뿌린다.

직박구리 앉았던 나무 가지 흔들리고, 물 위에 잎사귀 하나 떨어진다.

바람이 지나간 흔적은 물결무늬로 만들어지고, 초 여름 햇빛은 물 표면에서 튕기어 천정에 간섭무늬를 그려낸다.

F1963 달빛정원의 물 위에 초여름 햇빛과 한 줄기의 바람과 한 줌의 여름꽃이 내려앉았다.

육십을 바라보는 남자들의 주고받는 목소리도 물 위에 퍼진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