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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이 열리네요~ 그대가 다가오죠..

아들인줄 알았어요..

by 캠강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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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하루도 재밌는 하루 시작.. 하려 했는데.."


오전 강의를 마치고, 오후 강의 전입니다. 잠시 대학원 발표 자료를 가지러 집에 왔어요.


그 짧은 시간, 저는 뜻밖의 인생 하이라이트를 만들어냈습니다...

그 어려운걸.. 제가..


" 하..하..하.."


사건의 전말은 이렇습니다.


"엄마, 활보 선생님이랑 출발."


아들의 문자를 받고 기분이 들떴죠. 오늘은 또 어떤 방법으로 깜짝 놀래주지~??

낮 시간에 만나는 건 오랜만이니, 둘만의 반가운 재회 이벤트를 만들어야겠쥬~

소파에 앉아 한껏 들떠 룰루랄라~ 기다리던 그땐, 들려오는 익숙한 자동차 엔진 후진 소리.

"왔구나, 아들이구나!!"


엘리베이터가 2층, 3층을 지나 저희 집 층에 도착했을 때, 저는 어린아이처럼 엘리베이터 모퉁이에 숨어


깜짝 놀래줄 생각을 했어요.

그런데.. 왜 그랬을까요..



엘베 문이 열리니 갑자기 제 입에서 노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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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이 열리네요~

그대가 다가오죠~

첫!! 눈에 난~

당신인 걸 알았죠~~"


그런데..

엘레베이터 문이 열려도 나오지 않는 아들...


뭔가 심상치 않는 기운을 느끼던 그때!!

그때!!!!

헉..

헉!!

헉!!!!!


가슴에 달걀 한 박스를 안고 계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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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배 기사님도.. 너무나도 당황해서 오른쪽.. 왼쪽.. 안절부절..


전.. 당황 안 한 척...하고 싶은데..


"아...

아들인 줄.. 알았어요.."

괜찮아요..


인생은 이렇게 웃겨야 살맛 나죠..


그래도 덕분에 오후 강의에선 더 좋은 에너지를 낼 수 있겠죠...


저녁 대학원 발표 자료도 무사히 챙겼고.. 무엇보다 정작... 아들이 도착했을 땐.. 집 밖에 안 나갔다는...

이런 순간들이 쌓여 하루하루가 더 사랑스럽게 기억되는 것 같쥬~

강사로서의 삶


엄마로서의 삶


조금은 엉뚱하고,


아주 많이 따뜻한 제 일상..


'오늘의 교훈..'

. 실수는 기억이 된다.


엄마의 실수는 때론.. 아이의 행복 지수를 높인다??


웃음을 주는 하루는 역시 소중하다


아들은 오늘 저녁도 가족들 앞에서 얼마나 노래 부르면서 놀릴지..... 아.. 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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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이 열리네요~


그대가 다가오죠~


첫!! 눈에 난~


당신인 걸 알았죠~~."


괜찮아요..


엄마도 실수하고,


또 웃으며 또 하루 삽니다


그리고 다음에 택배 기사님을 또 만나면.. 음료수라도 드려야겠어요..

사과의 의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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