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변가에 떠밀려 온 난파선의 잔해를
당신은 한 번쯤이라도 본 적이 있을까요
그곳에서 잡동사니 하나를 주워왔던 나는
오랜 시간 지난 지금도 그것을 가지고 있습니다
물이 턱밑까지 차오르고 있어서 황급한 사람들이
황급했던 사람들 두어 명도 같이 봤죠
북쪽을 향하지 않는 나침반을 왜 들고 왔는지
그것을 빙글빙글 돌리는 지금에도 잘 모르겠지만
버리기에는 아깝고 소장하기에는 낡았습니다
어디를 향하나 실험해본 적이 있습니다
그때 그 해변이 있는 쪽을 가르키더군요
하지만 나는 그곳에 다시 가볼 생각이 없었습니다
얼마 뒤에 용기를 내어 차를 몰고 갔습니다
중간에 휘발유가 바닥날 뻔 하기도 했습니다
나침반은 뚜껑을 잘 닫아둔 채 조수석에 두었지요
트렁크는 일부러 텅텅 비우고 왔습니다
뒤쪽에 무게가 실리는 것이 이유 모르게 두려웠거든요
아스팔트에 이리저리 금 가있는 도로는 뜨거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