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5일의 악필 편지
연애는 쉽게 지치는 일이더라구요.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건 쉽지 않은 일이죠. 이따금 우리는 사랑을 받기마저 벅찬 순간을 만나고는 합니다. 우리는 저마다의 우주에서 살아왔습니다. 서로 다른 우주에서 살아 온 두 사람이 만난다는 건 아름다운 일이기도 하지만 버거운 일이기도 하죠. 우주란 끝없이 넓고 깊거든요. 상대에 대해 잘 안다고 생각한 순간마다 우리는 이해할 수 없는 미지를 맞닥뜨립니다.
사랑한다는 건 뭘까요. 좋아하는 것과 사랑하는 것의 차이는 무엇일까요. 좋아한다는 건 존재의 어느 한 모습에 대해 호감을 갖는 것이 아닐까요. 이를테면 섬세하게 단어를 고르며 대화하는 버릇이나 웃을 때 천진하게 들어올리는 입꼬리겠죠. 우리는 그런 모습에 반해 상대를 좋아하게 됩니다. 그렇게 시작한 관계는, 내가 좋아할 수 없는 모습을 상대에게서 발견해나갈 때마다 흔들리곤 합니다. 그런 호감과 비호감의 반복 속에서 우리는 관계에 지쳐갑니다.
사랑한다는 것은 뭘까요. 저는 사랑은 존재 그 자체에 대한 긍정이리라고, 상대의 이해할 수 없는 미지마저도 긍정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저 너머 상대의 우주에서는 내가 살아온 우주에선 이해할 수 없는 일이 태연히 벌어질 수도 있겠죠. 작게는 젓가락질을 하는 방법일테고. 크게는 세상을 살아가는 사고방식의 차이일 겁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이해할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나는 상대가 좋은 사람이라고 인정하는 일이 사랑입니다. 내가 아직 알지 못하는 미지의 모습까지도 그 사람의 일부기에 이해할 수 있는 것이 사랑입니다.
연애가 누군가를 좋아하는 일인지, 혹은 누군가를 사랑하는 일인지 저는 모르겠습니다. 이 편지를 쓰고 있는 제게도, 당신이라는 사람의 연애는 미지의 영역이니까요. 그러나 이런 말은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연애에 지친 당신이 느끼는 그 감정들마저도 당신의 우주를 떠도는 하나의 별빛입니다. 누구나 사랑받아야 한다면, 당신의 지침 역시도 마땅히 사랑받아야 하는 당신의 일부이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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