멈춘 구간

② 누가 누구를 위로하고 있었을까

by 해온


아이의 기분이 좋은 날에도,
어두운 날에도
어김없이
훈련을 해야 하는
아침이 밝았다.
방학 기간에도,
시험 기간에도
훈련과 교과 공부를
함께 해온 아이니
지칠 만도 했겠다.
몸이 먼저 버티지 못한 게 아니라
마음이 먼저
속도를 잃은 것처럼 보였다.
힘듦의 깊이가
이전과는 달라졌다는 걸
나는 이미 알고 있었다.
그래서
그만두고 싶다는 말도,
쉬고 싶다는 말도
아이의 나약함으로
받아들이지 않으려 애썼다.
저런 말을 할 만큼 힘들었을 거라고,
나는 나를 먼저 위로하며
아침을 맞는다.
아이를 이해하려는 말들이
사실은
나 자신을 달래는 말이었을지도 모른다.
그날은 일부러
체육관에 갔다.
아이에게 말하지 않고,
기대도 걸지 않고,
그저
보고 싶어서였다.
여느 날과 다르지 않게
추운 겨울 공기 속에서도
아이는
땀을 흘리며
쉼 없이 뛰고 있었다.
발을 떼고,
몸을 던지고,
다시 일어나는 동작들이
익숙하게 반복되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보며
나는 가슴 한쪽을
천천히 쓸어내렸다.
다행이라는 안도와
미안함이
한꺼번에 밀려왔다.
이 모든 말이
나에게만 할 수 있는
투정이었을 거라고
혼자서 결론을 내린다.
아이는
이미 자기 자리를 알고 있었고,
나는
그 자리를 흔들까 봐
겁이 났던 것뿐이었다.
나는 애써
더 밝은 얼굴로
손을 흔든다.
괜찮다는 신호처럼,
아무 문제없다는 표시처럼.
내가 온 걸 알아챈 아이는
보란 듯이
더 열심히 훈련을 한다.
움직임이
조금 더 커지고,
호흡이
조금 더 거칠어진다.
그 순간
내 마음이
잠시 흔들린다.
누가 누구를
위로하고 있었는지,
누가 먼저
마음을 다잡아야 했는지.
내가 아이를 보러 온 건지,
아이가 나를
안심시키고 있는 건지
경계가 흐려진다.
결국 오늘도
나는
아이에게 위로받는
하루를 보낸다.
아이의 묵묵한 움직임이
내 불안을
조용히 눌러준다.
하지만
그 질문은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그날 하루가 지나도록
나는
끝내 답을 찾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