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 — 처음의 엄마
큰아이를 키울 때의 나는
지금의 나와는 다른 사람이었다.
아이는 하나였고
나는 그 아이에게
모든 기준을 맞추고 살았다.
큰아이는
선비 같은 얼굴을 하고 있었고
FM에 가까운 아이였다.
말수가 적었고
정해진 선을 잘 지켰다.
어른들의 말을
먼저 이해하려 했고
규칙을 어기지 않는 쪽을
선택하는 아이였다.
그 아이를 키우는 일은
쉽다기보다는
흔들림이 적었다.
예상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고
아이와 나 사이에는
항상 설명 가능한 이유가 있었다.
그 시절의 나는
엄마라는 역할을
단정하게 수행하고 있었다.
아이의 자라는 속도와
내 삶의 리듬이
크게 어긋나지 않았고
아이의 성장과
나의 시간이
같은 방향으로
흐르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러다 어느 순간
그 시간이
하나의 단락처럼
마무리되었다.
큰아이는
혼자서도 잘 서 있는 사람이 되었고
나는 그 옆에서
조금 물러나도
괜찮을 것 같았다.
그때
다시 엄마가 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계획이라기보다는
감각에 가까웠다.
아직 여유가 남아 있다는 느낌,
다시 시작해도
무너지지 않을 것 같다는
막연한 확신.
그렇게
작은 아이가 왔다.
작은아이는
큰아이와는 전혀 다른 결의 아이였다.
쉽게 키운 것 같았지만
이슈가 많았고,
감정이 앞섰고,
예상 밖의 일들이
자주 일어났다.
그 아이를 키우며
나는 알게 되었다.
엄마는
아이를 낳을 때마다
같은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큰아이의 엄마였던 나는
질서를 믿는 사람이었고,
작은아이의 엄마가 된 나는
흔들림을 견디는 사람이 되었다.
아이들이 달랐던 만큼
나도 달라졌다.
이 글은
두 아이를 비교하려는 글이 아니다.
두 번의 엄마가 된
한 사람의 시간에 대한 기록이다.
처음의 엄마가 있었고
다시 시작한 엄마가 있었다.
그 사이에서
나는 조금 달라졌고
조금 더 오래
엄마로 남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