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합이 없는 날에도 나는 관중석에 앉아 있다
시합이 없는 날은 조용하다.
가방을 싸지 않아도 되고
도복을 개어 둘 필요도 없다.
그런데도 나는
여전히 관중석에 앉아 있는 기분이 든다.
아이의 하루를
한 발 떨어져 바라보는 일은
시합이 있을 때만
필요한 태도가 아니다.
기대하지 않으려고 애쓰고
실망하지 않으려고 거리를 둔다.
엄마가 된다는 건
항상 가장 가까운 자리에 있는 일이 아니라
가장 적절한 거리를
배우는 일인지도 모른다.
아이를 믿는다는 말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는 뜻이 아니다.
참는 일이고,
지켜보는 일이고,
결과보다 시간을
신뢰하는 일이다.
오늘은 시합이 없다.
하지만 나는 여전히 관중석에 앉아
아이의 하루가 끝나기를 기다린다.
그리고 또 한 줄을 적는다.
아무 일 없는 날에도
버텨낸 마음은
분명히 존재했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