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의 한마디에 하루가 기울 때
집으로 돌아오는 길,
아이는 창밖을 보며 말했다.
“오늘은 좀 아쉬웠어.”
그 말이
하루의 무게를 바꿨다.
괜찮다고 말하고 싶었지만
괜찮지 않은 건
내 마음이었다.
아이의 아쉬움보다
그 말을 들은 뒤의 침묵이
더 길게 남았다.
엄마는 늘
빠르게 반응해야 하는 사람처럼 보이지만
사실 나는
한 박자 늦게 마음이 도착한다.
아이의 말이 가라앉고 나서야
비로소
내 감정이 모습을 드러낸다.
그럴 때마다
나는 기록을 택한다.
말하지 않은 말들을
종이에 먼저 내려놓는다.
그래야 아이 앞에서
과한 위로나
불필요한 다짐을 하지 않게 된다.
아이의 하루는 아이의 것이고
나의 하루는 나의 것이다.
그 경계를 지키기 위해
나는 오늘도 한 줄을 쓴다.
관중석에서
나는 여전히 숨을 고르며
하루를 넘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