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아침 노을 May 31. 2022

정치란 무엇인가

선거를 앞두면, 세상이 뭔가 아름답게 느껴진다. 지하철역에서 자신의 수고를 인정해주고, 자신의 지역 혹 대한민국은 번창할 것이고, 사람들은 돈 걱정, 집 걱정 등 온갖 근심에서 벗어날 것이니 말이다.

당선은 그 모든 것으로부터의 도피를 가능케 한다. 노예가 주인이 되고, 주인이 노예가 되는, 피 흘리지 않는 투쟁의 역사... 이것이, 모두가 자신의 것이며, 타인의 것이 아니라고 외치는, 민주주의가 아닌가.

 

당선은 liberty를 주고 freedom을 강탈한다. 안 해도 될 것을 해야 한다는 강박관념. 이로부터 벗어나지 못한 자들은 freedom이 결핍된 자들이다.


공동체가 강요한 무엇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소속된 자의 용기가 자유를 허락한다.


정당, 그 공동체는 실로 위대하다. 빅브라더가 실체 없음의 강력함을 보인다면, 정당은 실체 없는 것이 실체 있는 것이 되어 어디까지 강력해지는지를 보인다. 허구가 실제가 되는 과정, 그 실제가 소멸성이라는 자연성을 소멸하는 과정, 인간이 만든 것이 인간을 압도하는 과정, 그 모든 것이 정당의 출현과 지배에서 발견된다.


선거, 이는 정당의 정당성을 입증한다. 40퍼센트가 100퍼센트의 입장으로 탈바꿈하는 완전변태의 과정, 100퍼센트에 끼지 못하는 자는 사회를 살아갈 수 없다는 준칙, 답을 알고 있어도 자신들의 안위를 위해 일부러 오답을 적어야 한다는 윤리의식의 발현.


선거와 정당, 당선이 빚어내는 앙상블의 불협화음은 디지털 공간에서 협화음이 된다. 마에스트로의 광적인 지휘, 그것이 정치가 아닐까.


정치는 갈등을 조율하지 않는다. 갈등 조율자를 조율하여 그를 갈등 유발자로 바꾸는 것이 정치이다. 정치는 다스린다. 그 다스림은 사육사가 코끼리를 길들이는 것과 비슷하다. 홉스를 언급할 필요도 없이, 인간은 악하다. 그 악함은 더 큰 악함에 굴복한다. 전자가 선과 양립하는 악이라면, 후자는 선과 배타적인 악이니까.


정치의 목적은 무엇인가.


정치의 필연적 소멸성을 소멸시키는 것. 정치의 영속성을 입증하는 것. 정치의 본모습을 감추는 것.


인간으로 살기 위해 정치가 필요하다면, 아랫집 개가 되길 꿈꾸거나 더 처절하게 인간이 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인간이여, 거울 속 당신은 어떤  모습을 하고 있는가.


인가 인인가?


이전 06화 종교란 무엇인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