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연의 일기
책에서 건져 올린 문장에 나의 코멘트를 덧붙인 글
[피프티 피플 - 정세랑]
"영린은 스스로의 형편 없음이 다른 사람의 형편 없음을 끌어당기기도 하고 증폭시키기도 한다는 걸 깨달았다"
: 요즘 내가 삶을 열심히 살려고 노력하는 이유 중 하나는 좋은 사람들이 내 곁에 머물렀으면 해서이다. 그들의 가장 큰 장점 중 하나는 대화를 나누고 나면 내가 더 열심히 살고 싶어지게 만든다는 것이다. 이런 사람들이 나에게도 매력을 느낄 수 있도록 스스로를 열심히 갈고 닦고 있다. 실제로 몇 년 전의 나와 지금의 나는 정말 많이 달라졌다는 걸 느낀다. 그래도 내가 괜찮은 사람이 되어가는 과정에서 내가 가장 열심히 할 수 있는 '부지런함'이 큰 도움이 되고 있어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사실 혜린의 낙천성과 둥근 성격은 타인의 공격성을 적게 겪으며 자라는 동안 형성된 것이어서, 막상 공격적인 상대를 마주하니 면역 없이 쉽게 무너졌다"
: 어릴 때부터 꽤 최근까지 나는 내가 긍정적인 사람이라고 생각해왔다. 실제로 다른 사람들과 비교했을 때 스트레스를 받거나 부정적인 일이 생겨도 빠르게 털어내고 일어났기 때문이다. 그런데 한 번은 정말 힘들게 무너지던 시기가 있었고, 그때를 되돌아보니 이 문장에 많이 공감하게 되었다. 힘든 일을 겪고 나니, 내가 긍정적이라고 생각했던 이유는 어쩌면 공격적인 상대를 많이 마주하지 않았고, 운 좋게 좋은 상황만 많이 겪었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힘들다의 기준도 상대적이니 이것 또한 나의 개인적인 생각일 뿐이긴 하다) 물론 무너지던 시기에 상대가 내가 한 번도 겪어본 적 없는 힘든 상대였기에 그럴 수밖에 없었지만, 한 평생을 긍정적이라고 생각해왔던 내가 감당하기에는 조금 힘들었고 결국 처참히 무너지게 되었다. '어? 나는 긍정적인 사람인데 왜 이러지?'라는 혼란을 느꼈던 기억이 난다. 그래서 요즘은 '긍정적인'이라는 수식어에 묘한 감정을 느낀다.
[잘될 수 밖에 없는 너에게 - 최서영]
"나는 호랑이를 그리려고 하면 고양이라도 그린다는 말을 믿는다. 할 수 있는 선에서 가장 큰 꿈을 꾸면 설령 그 꿈을 이룰 수 없을지언정 엇비슷한 것이라도 이루게 된다는 뜻이다"
: 나는 하고 싶은 게 많은 사람이다. 그래서인지 버킷리스트에 정말 다양한 것들이 있는데 그 내용들이 사소할 때도 많지만, 다른 사람이 봤을 때 '이걸 할 수 있을까?' 싶은 것들도 많은 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할 수 없어 보이는 것들을 '굳이' 여러 번 적는다. 자세히 설명할 수는 없지만, 옛날부터 정말 열심히 꿈꿔왔던 일이 있었다. 그게 너무 하고 싶어서 노트에 적었었고, 그러다 일에 치여서 그저 흐르는 대로 살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우연히 노트를 펼쳤는데, 거기에 열심히 적어놨던 그 꿈을 내가 이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때의 순간이 아직도 기억난다. 솔직히 지금도 어떻게 이뤘는지 잘 모를 정도로 어안이 벙벙하다. 그 이후로 하고 싶은 것은 일단 다 적고 내가 꿀 수 있는 가장 높은 꿈을 꾼다. 그 꿈을 위해 여러 의미 없는 시도를 할 때도 있다. 그러나 그 시도들이 설령 실패하더라도 나중에 어떤 결과를 만들어낼지는 아무도 모른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