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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차옆 앞 작은 카페에서

하루종일 관찰일지

by 조은진

이곳은 기차역 앞에 위치한 작은 카페. 하지만 그냥 카페가 아니다.

사람 구경, 커피 구경, 심지어 소세지도 구경할 수 있는 그야말로 ‘라이브 공연장’이다.


아침 첫 손님은 신문을 정독하며 커피를 마시는 분.

뭔가 있어 보이지만, 정작 신문의 헤드라인은 “기차 시간 또 놓쳤다!”

카페 사장님은 벌써 세 번째 테이크아웃 컵을 들고 신들린 듯 커피를 쏟아붓는다. 바리스타가 아니라 마법사 수준.


밖은 더 난리다. 어떤 아저씨는 친구에게 소세지를 휘두르며 대화를 나누고 있고, 옆에는 티켓 자랑 중인 꼬마 손님.

“이 티켓이면 뭐든 탈 수 있지롱~”

“그건 그냥 레고 티켓이야…”


누가 봐도 오늘 기차는 탈 수 있을지 미지수지만, 모두가 뭔가를 기다리며 바쁘게 움직인다.

누군가는 커피를, 누군가는 기차를, 또 누군가는 핫도그를 기다린다.


이 작은 공간 속 풍경은 마치 소극장 코미디 같기도 하다.

정해진 대사는 없지만, 각자 자기 역할에 충실한 배우들.

그리고 나는 오늘도 이 무대의 관객 1열에서 커피 한 잔을 들고 조용히 웃는다.





기차역 옆, 작고 소박한 카페에는 늘 이야기가 머물러 있다.
오늘도 이른 아침부터 사람들이 하나둘
모여든다.

창가에 앉아 신문을 읽는 이, 뜨거운 커피를 건네는 바리스타, 옆자리의 누군가는 친구와 열띤 대화를 나눈다.
종이컵에 담긴 커피보다 더 따뜻한 건 이 공간을 채우는 사람들의 표정이다.

밖에서는 꼬마 손님들이 기차를 기다리며 간식을 나눈다. 누군가는 핫도그를 들고, 누군가는 표를 쥐고, 서로의 하루가 시작되기를 함께 기다린다. 어느새 플랫폼에 멈춰 선 빨간 전철이 문을 열고, 또 다른 이야기를 실어
나를 준비를 한다.

누군가에게는 출근길, 누군가에게는 여행의 시작, 또 누군가에게는 평범한 일상의
작은 쉼표.

이 작은 카페는 그렇게 매일, 수많은 이야기의 무대가 된다.
우리의 하루도, 어쩌면 그런 평범한 장면 속에서 빛나고 있는 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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