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케이주 Jan 29. 2021

훗날의 '궁정동의 두 여인'과

마냥 풀 수는 없는 추억 보따리

연영과 재학생 신재순을 가운데 두고 연극반 동아리 회원들과 함께 찰칵.

1970년대 말, 유신정권 종말의 현장에 있었던 ‘궁정동의 두 여인’과는 그전부터 절친한 사이였다. ‘절친’이라는 개념의 객관적 타당성에 대해서는 당사자나 제삼자들이나 고개를 갸웃할지는 모를 일. 하지만 한때 ‘사적으로 잘 알고 지낸 사이’였음은 분명한 사실이다. 이따금 그들의 과거 및 사생활과 관련된 고민, 걱정, 하소연까지 들어준 적도 있으니까.

제2회 대학가요제 동기인 심민경(예명 심수봉) 씨와는 사석에서도 이따금 함께 노래.

정변의 회오리가 몰아친 그때 그 사건 직후 ‘궁정동의 두 여인’이 모두 절친에 가까운 지인이라는 사실에 내심 충격을 받았었다. 10.26 직후던가, 12.12 직후던가. 보안사에서 며칠간 조사를 받고 나온 심민경(예명 심수봉) 씨가 궁정동에 있었던 두 여인은 본인과 "박광주 씨도 잘 아는 신재순“이라고 알려줬을 때 일순 ‘헉’하고 헛웃음을 친 기억도 난다. 대한민국 전 언론이 온갖 억측을 쏟아내며 궁금해하던 인물들이었는데, 젊디 젊은 풋내기인 내게는 실로 의외가 아닐 수 없었다.

연극반 동아리 회원들과의 한때, 그리고 내가 주연을 맡은 연극 중 한 장면.

당시 연극영화과에 재학 중이던 신재순 씨는 연극영화과와 ‘협업’을 하기도 한 연극반 동아리를 통해 알게 된 친구 아닌 친구. 당시 교내 영자신문사보다 먼저 가입했었던 연극반에 수시로 발을 들여놓다가 얼굴을 익히게 됐다. 제2회 대학가요제 동기생인 심민경 씨는 가수 데뷔 음반에 내가 작곡한 노래 두어 곡을 취입한 인연으로 그 후에도 수십 년 동안 지인 사이로 지내고 있다.

열두 줄짜리 기타를 끼고 살았던 대학 시절. 그 덕에 MBC 대학가요제 출전까지…

P.S. ‘공인’들을 거론하기가 너무 조심스러워 대중에 이미 알려진 사실, 또는 다른 지인들도 익히 아는 사실 이외에는 추억의 보따리를 더 풀어놓을 수 없는 게 유감일 뿐.

매거진의 이전글 영자신문 기자라는 겉멋에 취해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