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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있는 변압기에 브리더를 갈다.

by 기추구



월요일 새벽에 작업이 있었다. 이천 중심가인 영창로에 전봇대를 없애고, 전선을 지중화하는 작업이다. 내가 관리하는 빌딩에 지중화전선 연결작업이 있어서 새벽 2시부터 6시 30분까지 작업을 했다. 안전관리자인 내가 전기를 내려 주고, 작업이 다 끝나서는 전기를 다시 올려주는 일이었다. 그래서 잠을 잘 수 없어서, 오전에 잠을 보충하느라고 출근을 하지 않았다. 월요일 출근을 하지 않아 꿀 같은 휴식을 가졌다.


다음날이 화요일에는 기다렸다는 듯이 비상출동 요청이 있다. 어제의 휴식을 알고나 있었던 듯이 출근한 날 아침에 전화를 받았다.

“안전관리자님, 여기는 선경산업입니다. 아침에 작업을 막 시작했는데, 전봇대에서 ‘꽝, 꽝’하는 소리가 두 번이 났습니다. 지금 전기는 잘 들어와서 쓰고는 있습니다만, 무슨 일인지 속히 좀 와주시기 바랍니다.”

“아, 그래요? 전기가 일부는 들어오고 일부는 안 들어오고 하는 현상도 없습니까? 평상시와 같이 잘 들어온다는 말씀이지요?”

“예, 그렇습니다.”

“제가 지금 용인에 있습니다. 오후에나 여주로 가는데, 빠른 시간에 가도록 하겠습니다.”


오늘 점검은 비교적 멀리에서 해서 오후 늦게나 선경산업에 도착했다. 먼저 수변전 전력설비가 있는 H전주로 갔다. 위에서부터 찬찬히 살폈다. 열화상 카메라로 촬영을 해서 열이 나는 곳이 있는지도 보았다.

“한전 책임분계점에 COS(Cut Out Switch)는 이상이 없고, 우리 설비의 시작인 ASS(Auotmetic Section Switch, 자동구분개폐기)도 이상이 없고, 그 아래 MOF(Metering Out Fit, 전력수급용계기용변성기)도 이상이 없다. MOF에서 변압기로 연결된 COS도 이상이 없다. 그렇다면 남은 것은 변압기 하나다.”

변압기는 이 H전주에서 가장 중요한 기기다. 한전에서 22,900V로 보내 주는 전기를 이 공장에서 쓸 수 있도록 380V로 낮춰주는 기기다. 사실 변압기를 여기에 설치해서 사용하기 위해서 위에 달린 기기들이 필요한 것이다. 이 공장의 밖에서 난 사고가 공장 안으로 파급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 한전책임분계점에 COS가 달려 있는 것이다. 그 반대 일 수도 있다. 공장의 사고가 다른 곳으로 파급되지 않도록 하는 역할도 한다. COS가 사고가 났을 때 자동을 끊어 주는 것이라면, ASS는 필요한 때에 전기를 끊는 역할을 한다. MOF는 한전에서 보낸 전기를 계량하는 역할을 한다. 사실 전신주에 달린 수변전 기기들은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것들이지만, 모두 변압기를 여기에 설치했기 때문에 부차적으로 필요한 장비들이다.


역시 가장 중요한 것은 변압기다. 그래서 변압기의 덩치가 이 중에서는 가장 크다. 변압기를 살폈다. 열화상 카메라로 찍든지, 육안으로 검사를 하든지, 변압기 자체에는 이상이 없다. 그런데 호흡기에 문제가 보인다. 호흡기가 파손이 된 것을 한눈에 알 수 있다. 호흡기 사진을 찍었다. 사진을 먼저 조부장에게 카톡으로 보냈다. 그리고 바로 ‘이게 어떻게...’하고 문자를 쳐서 묻는 중에, 이미 조부장에게서 답변이 왔다. 답변은 한글자다.

“헐.”

이 한 자에 문제의 심각성을 알 수 있었다. 내가 ‘헐’의 무게를 재는 동안에, 조부장은 자초지종 이야기를 들어 볼 것도 없다는 듯이, 먼저 전화가 왔다.

“여보세요?”

“부장님, 호흡기가 터졌네요. 유입변압기니까 변압기 안에 절연유가 들어 있잖아요. 절연유가 온도에 따라 호흡을 해야 하는데, 호흡기에 문제가 생겨서 터진 거예요. 그거 제게 보낸 사진처럼, 대표에게 사진 한 장만 보내도 바로 반응이 올 겁니다.”

“그래요? 알았어요, 고마워요.”


이걸 가지고 먼저 공장 사무실로 들어갔다. 현장에 있었던 사람들 이야기를 먼저 들어보기 위해서다. 사무실에는 직원이 한 사람 있다.

“어떻게 된 겁니까?”

“모르겠어요. 오늘 아침에 업무를 막 시작하는데, 전봇대에서 ‘뻥, 뻥’하는 소리가 났어요. 처음에는 대포가 터지는 소리인줄 알고, ‘전쟁이 났구나’하고 놀랐어요. 윤석열이 2차 계엄을 선포해서 여기까지 대포를 쏘는 줄 알았다니까요.”

“소리가 그렇게 컸어요? .... 여기에요, 보세요.”

하고 사진을 보여 주었다. 변압기에 붙은 브리더(Breather, 호흡기)가 파손 된 것을 보여 주었다.

“요게 터졌는데 소리가 그렇게 컸어요?”

“이 변압기에는 절연유가 들어있는데, 이게 온도에 따라 호흡을 해야 해요. 기름이니까 공기는 들어가도 되지만 공기 중에 있는 물기는 들어가지 말아야 해요. 그래서 브리더에 습기를 잡는 실리콘 겔이 들어 있었어요. 실리콘 겔이 들어있는 공간이 파손 된 것입니다.”

“어디, 변압기에 가서 좀 봐요. 어떤 건지.”

변압기가 얹힌 H전주로 갔다.

“저 변압기 안에 절연유가 들어 있는데, 물기가 들어가면 안 돼요. 물기가 기름에 들어가면 기름이 변질이 돼요. 기름에 열화가 일어나서 절연이 안 되고, 절연이 안 되면 변압기가 폭발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면 빨리 고쳐야겠네요. 어떻게든 빨리 좀 조처를 취해 주세요.”


공장 관계자는 이미 큰 소리에 놀라있어서 될수록 빠른 조치를 원했다. 대표에게 사진을 보냈다. 대표도 내가 문자를 다 쓰기도 전에 전화가 왔다.

“예, 부장님. 사진을 봤습니다. 거기가 어딥니까?”

“선경산업인데요, 공장 직원이 놀라서 빨리 좀 조치를 해 달라네요.”

“공장 직원을 바꿔 주세요. 내가 직접 이야기 할게요.”

대표도 급했다. 견적이고 금액 조정이고 필요가 없다. 눈이 동그래서 쳐다보고 있는 직원에게 내 전화기에 블루투스를 끊고 건네주었다. 한참 이것저것을 묻고 듣더니 전화기를 다시 돌려 준다.

“바로 고치러 온다네요. 내일이 성탄절이니까, 성탄절 지내고 새해가 되기 전에 고치러 온데요.”

“그래요? 잘 됐네요.”

점검기록표를 작성했다. 비상 연락한 시간과 도착해서 점검하고 조치한 사항을 적어서 싸인을 받았다.


사건을 일단락 짓고 조부장에게 다시 전화를 걸었다.

“아니, 부장님이 한마디 한, ‘헐’에 모든 상황이 파악 됐어요. ‘이건 보통 사건이 아니구나’ 하고요.”

“어때요, 대표가 당장 전화를 하지요? 이건 보통 사건이 아닙니다. 여주는 강이 있어서 아침에 안개가 많아요. 안개 안에 습기가 브리더로 들어가요. 그러면 기름이 상해요. 열화가 되고, 열화가 심하면 폭발하기도 해요. 그걸 미연에 방지해야 합니다.”

“내가 이런 경우를 처음 봤고, 처음 당하는 일이라서, 어찌해야할 줄 몰랐을 텐데, ‘헐’ 한마디에 상황파악 끝났어요. 앞으로도 이런 짧은 조언을 부탁드립니다.”

“혹시 부장님, 전보대에 올라가서 떨어진 실리콘 겔 상자를 다시 끼울 생각은 안 하셨겠지요?”

“왜 안 그랬어요. 저 작은 상자에서 그렇게 큰 소리가 났을 줄도 몰랐고, 빠킹도 빠진 것이 보이는데, 저걸 다시 끼우면 되지 않나 생각도 했지요.”

“정말로 그렇게 생각하셨다면, 당장 그 일 그만 두셔야합니다. 전기는 용서가 없습니다. 다시 말씀드리는데, 전기는 순간입니다.”

“알았어요. 농담이에요. 농담.”


특히 변압기는 사실 무시무시한 기기다. 22,900V가 들어가서 380V로 나오는 기기다. 1m 이내로는 접근을 하지 말아야 한다. 변압기 본체 안에는 철심과 코일로 구성되어 있다. 22,900V를 철심에 감으면 자기장이 발생한다. 그 반대편에는 자기장에 의해 380V의 전기가 만들어 진다. 22,900V가 380V로 만들어 지는 데는 철심에 감은 전선의 권선 수에 의해 결정된다. 이걸 한 함 안에 넣었으니 강력한 절연이 필요하다. 최상의 절연 물질이 절연유이다. 그런데 절연유는 온도에 따라 부피가 늘었다가 줄었다가, 유동적이다. 기름의 부피가 커졌다가 작아졌다가 하니까 변압기 철제에 구멍을 뚫어 숨을 쉬도록 했다. 공기 중에 바로 나오지 않도록 작은 기름 탱크를 달았는데, 이것을 콘서베이터(Conservator)라고 한다. 이 작은 기름탱크 콘서베이터와 변압기 본체 사이에 계전기를 하나 달아서 가스가 발생하면 알려 주도록 장착한 장치가 부흐홀츠계전기(Buchholz Rely)다. 콘서베이터 끝에 달아서 공기를 빨아 들였다가 내 뿜는 구멍이 달린 것을 브리더(Breather)라고 한다. 브리더 끝에는 공기에 함유된 습기를 빨아들이는 실리카겔이 들어 있다. 실리카 겔이 흰색으로 남아 있으면 괜찮은 것이고, 실리카겔이 갈색으로 변하면 수명이 다 한 것이다.


지금 선경산업에서 터진 브리더가 달린 변압기는 이런 변압기는 아니다. 우리가 관리를 대행하고 있는 시설은 1,000kw 이하의 전기를 받는 시설이라서 콘서베이터와 브흐홀츠계전기까지 달린 변압기는 없다. 이런 변압기는 용량이 큰 변압기다. 선경산업의 변압기는 250kw를 수전하는 작은 변압기다. 작은 변압기는 콘서베이터와 브흐홀츠계전기를 생략하고, 변압기 몸체 귀퉁이에 브리더만 하나 달린 변압기다. 이 브리더가 터진 것이다. 빠킹이 풀은 머리띠처럼 걸려있고, 실리카겔은 색깔도 볼 수 없을 만큼 흩어져서 한 알도 남아있지 않다.

“아마도 브리더가 막혀있었던가 봐요. 그러니까 터지지요.”

조부장의 말이다. 아무튼 나로서는 알 수 없는 노릇이다. 생전 처음 보는 일이다. 지구에서나 화성에서나....


변압기도 아니고, 콘서베이터도 아니고, 브흐홀츠계전기도 아니고, 가장 말단에 프라스틱 통이 터졌는데도 사람이 그렇게 놀라도록 큰 소리가 났다. 12.3 계엄선포로 놀란 국민들이 윤석열이 계엄을 다시 일으켜 쏜 대포가 날아든 것인 줄 알고 겁을 잔뜩 집어 먹었을 정도다. 변압기 자체가 터졌으면 과연 어떻게 됐을까? 절연유로 들어 있던 기름이 천지사방으로 흩어졌으면 어떻게 됐을까? 사실 전신주에 달려 있는 기기들에는 모두 절연유가 들어 있다. ASS에도 들어 있고, MOF에도 기름이 들어 있다. ASS에는 상자 내부에서 3상의 전선이 붙었다가 떨어졌다가 할 때 일어나는 스파크를 잡아 주느라고 들어 있다. MOF에는 상자 안에 CT(Current Transformer 변류기)와 PT(Potential Transformer, 계기용변압기)가 들어 있다. 여기에도 절연유를 넣어 놔야 스파크가 일어나지 않고 사용할 수 있다. 여기에도 물론 숨구멍은 다 뚫어 놨다. 하지만 변압기에 들어있는 절연유는 양이 많아서 부가적인 장치를 달아야 하는 것이다.


드림엘푸드에 갔을 때다. 거기는 김치공장인데, 250kw의 전기를 사용하다가 공장이 늘었는지 같은 크기의 수배전반을 하나 더 증설했다. 증설을 한 공장 울타리 밖에 있는 수변전 전주다. 가장 위에 ASS가 녹이 슬어서 금방이라도 터지게 생겼다. 열화상 카메라로 찍을 때는 열이 나는가만 봤는데, 그 때는 육안으로만 살펴 볼 때다. 아무리 외부 기상에 그대로 노출되었다고 해도 그렇지, 같은 시기에 새 것으로 설치했는데 저렇게까지 차이가 나게 녹이 슬었나 싶을 정도다. 혹시 ASS만 중고로 단 것은 아닌가? MOF와 변압기는 녹이 없는데, ASS만 바닥은 물론 옆구리까지 녹이 덕지덕지 붙었다. 사진을 찍어서 공장에서 전기를 안다는 사람을 찾아 보여 줬다.

“여기 녹 쓴 것 좀 보세요. 금방이라도 구멍이 뚫려 기름이 쏟아질 것 같아요. 기름이 쏟아질 때 ‘펑’하고 터져요. 공장 멈춰요.”

긴급하게 알려 주었다. 금방 고치겠노라는 대답을 듣고는 멈췄다.


공병레스텔에서는 PF(Power Fuse, 파워 퓨즈)가 나가고, 한전 COS가 떨어지고, 한바탕 난리를 친 적이 있다. 여기의 문제는 MOF였다. 공사를 하느라고 전선을 분리해 놓고는 방치해서 PF가 떨어진 줄 알았다. 누전이 되는 차단기를 다 내리고, PF를 갈아 끼웠다. 한전 COS를 올린 다음에 보니 MOF가 문제였다. MOF의 브리더에서 검은 기름이 스프레이 뿌리듯 뿜어져 나왔다. MOF 브리더는 아주 꽉 막아 놓지도 않고, 변압기처럼 공기가 드나들게도 하지 않고, 고무 같은 기름 막으로 신축성 있게 막아 놓았다. 절연유의 수축과 팽창에 따라 조금씩 움직이도록 했다. 여기서 검은 기름이 조금씩 품어져 나온다. MOF가 고장났다는 뜻이다. 결국 다시 ASS를 내리고 MOF 교체작업을 다시 해야 했다.


절연유는 변압기와 MOF와 ASS에 다 들어 있어도, 변압기에는 양이 가장 많아서 실리콘 겔을 넣은 상자가 달린 브리더가 필요한 것이다. 사실 그만큼 변압기는 소음도 많이 나는데, 이것은 변압기에서 나오는 전자력의 진동에서 온다. 전자력이 소리를 낼 정도면 얼마나 큰 전자기력이 나오는 걸까? 전자기력이 미치는 곳에는 전자파 때문에 우리 몸을 구성하고 있는 세포의 전자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전자가 방향을 잃어 세포가 거꾸로 돌기라도 하면 이것이 바로 암세포가 되는 것이다. 그래서 될 수 있으면 가까이 가지 않는 것이 좋다. 전기를 쓰지 않을 수가 없어서 꼭 필요하지만 가까이 가기는 꺼려지는 물건이다. 가깝지만 너무 먼 당신이다.


선경산업을 떠나기 전에 점검해야할 것이 하나 있다. 저 전신주에 올라가서 브리더를 교체한다면 ASS를 내려야할 것이다. ASS Controller의 DC 전압을 보고 가야 한다. 누가 와서 작업을 하든지 간에, 컨트롤러를 작동해서 전기를 개방하고 올라가야할 테니까 말이다. 밧데리를 점검하는 수밖에는 없다. ASS가 정상적으로 작동하는지는 시험할 수는 없다. 그러자면 공장에 전기를 꺼야하는 때문이다. ASS 컨트롤러의 뚜껑을 열어 전압을 재어보니 26V는 나온다. ASS가 자동으로 작동이 되지 않아도, ‘투입’과 ‘개방’을 수동으로 조작할 수 있도록 밧줄도 달려 있다. 만일의 경우 밧데리는 있는데 작동이 되지 않을 때에는, 이 밧줄을 당겨서 전기를 끊고 작업을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여기까지 점검기록표에 적었다.


그 주 말, 금요일이다. 퇴근을 준비하는데, 대표가 선경산업의 변압기 브리더를 손수 수리했다고 결과를 알려 준다.

“그런데 말이에요, 부장님. 거기 ASS가 고장났더라고요.”

“예? ASS 콘트롤러의 밧데리는 확인을 했었는데요. 26V가 나왔어요.”

“예, 밧데리는 이상이 없었는데, ASS 자체가 고장이 나서 움직이지 않았어요. 나중에 점검을 가면 공장 직원에게 이야기해서 갈도록 하세요.”

“예, 알겠습니다. 그러면 밧줄로 땡겨서 개방하고 작업 하셨어요?”

“아니요. 그냥 올라갔어요.”

나는 놀라서 눈이 휘둥그레졌다.

“아니, 거기를 그냥 올라갔다고요?”

“예, 저압 쪽으로 살살 올라가서 갈았지요.”


전에도 한번 그런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상생복지회에 MOF가 고장이 나서 갈 때였다. 나나 이과장이나 공사부장이 있어도 해결을 못했을 때, 대표가 달려와 점검을 하고 교체했을 때다.

“전기는 원리만 알면 간단합니다. 난 전신주 맨 꼭데기에 있는 ASS를 갈러 갈 때도 처음에는 살아있는 전기를 그냥 두고 올라갔었어요. 변압기는 한 쪽은 22,900V가 흘러도 반대쪽은 380V만 흘러요. 그 쪽을 타면 돼요.”

그때는 그냥 하는 소리인 줄 알았다. 우리는 아무도 대꾸하거나 되묻지 않았다. 우리 보고 겁먹지 말라고 그냥 하는 소리인 줄 알았다. 그랬더니 이번에 정말 거기를 그냥 올라가서 변압기에 달린 브리더를 갈았단다.


조부장은 열 번 생각하고, 한 번 만지라고 한다. 또 변압기에 달리 브리더를 올라가서 맞춰 끼울 생각을 했다면 당장 그만 두라고 했다. 그런데 대표는 살아있는 전기를 두고 변압기에 올라가서 브리더를 갈았단다. 이걸 어떻게 봐야 할까? 만용일까, 영웅일까? 전근대적인 사고일까, 전기의 박사일까? 안전을 무시하는 걸까, 원리를 제대로 꿰뚫고 있는 걸까? 아직 이걸 판단하고 정리해 줄 기재가 우리에게 있기는 한 걸까? 자기가 20년을 안전관리를 하면서 이렇게 일해 왔으니, 전기를 너무 겁먹지 말고 원리를 깨우치라는 대표의 말을 어떻게 받아 들여야 할까?


12.3 내란으로 인한 대통령 윤석열의 탄핵에, 한덕수 대행의 탄핵에, 대행의 대행인 최상묵 부총리 체제에서, 무안공항에 여객기가 동체착륙을 하다가 179명이 사망했다. 2024년 연말이 참 어지럽다. 살아있는 변압기에 올라가서 브리더를 갈았단다. 더 어지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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