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힘든 날은 언제든 존재하지

비 오는 날 - 우울

by ZHT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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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이유 없이 힘든 날이 있다.


특별한 이유가 없는데도

마치 내 몸이 일을 거부하려는 그런 날.


모든 게 느리게 느껴지고

우울하며

그저 잠만 자고 싶은 그런 날이다.


오늘은 하늘에서 비가 쏟아지는 그저 그런 날이었다.

나에게 비란 징크스 같은 존재다.


남들은 비가 오면 마음이 좀 가라앉고

차분해진다고 말한다.

하지만 내게 비는

흙탕물과 젖은 양말,

그리고 불편한 냄새를 떠 울리게 한다.


비 오는 날은 불편한 날에 불과하다.


평소 이상하리 만큼 잠에서 일찍 일어나서

회사 미팅하고

일 좀 하다가

점심 먹고

잠깐 눈을 붙였다.


어쩌면 평범해야 하는 그런 날인데 ,


밖에 들려오는

쏴— 하는 빗소리에

그냥 힘이 빠지는 그런 날이다.


몸은 가라앉고 그저 시계 소리만 들릴 것 같은 그런 날.


결국 집에서 11시 반까지 버티다

몸을 움직였다.


운동하러 나서며 한숨을 쉬고,

스스로 나약한 생각을 한다.


시원한 밤공기를 핑계로

적당히 걷다 돌아와

산책했다 하고 그만할까

수십 번을 생각한다.


노래도 듣기 싫다.

아무리 신나는 노래를 틀어도

난 조용히 볼륨을 낮춘다.


그런데 하필이면 오늘은 지옥의 인터벌 하는 날.

비도 와서 땅도 축축하다.

굳이 뛰어야 할까

스트레칭하면서도 포기하고 싶다.


워밍업 달리기를 하는데

초반부터 숨을 쉬기 어려울 정도로 힘이 들었다.

가볍게 뛰어도 엄청난 습기 때문에 뛰기 싫다.

그냥 몸이 물을 흡수한 것처럼 몸이 무겁다.


인터벌 첫 세트를 한다.

막상 그래도 움직이니 첫 세트는 할만했다.

그리고 두 번째, 그리고 세 번째...


몸이 말을 듣지 않는다.

세 번째 세트만에 이미 최고로 지침을 느끼고

거친 숨을 몰아쉬며

3세트까지 끝내니

달콤한 2분 걷기 시간이 다가왔다.


그리고 드는 생각은


아직 2세트 남았다


4세트 시작음을 듣고 다시 뛰다
멈췄다.


천천히라도 달리려 했지만 힘이 하나도 남아 있지 않았다.


결국
저번보다 못한 3세트로 인터벌을 종료한다.


그리고…

나는 퇴보했다.


이 판단이 나에게 너무 가혹했던 걸까.


이번 퇴보가 다음 상승을 위한
잠깐의 숨 고르기이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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