되는 날의 착각

새로운 시작이 마지막이 되던 순간

by ZHTU

새로운 시작이 마지막이었던 순간

인생이 정말 깔끔한 승리만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가끔은 이겼는데도 패배처럼 느껴지는 날이 있다.
러닝은 그런 순간을 아주 솔직하게 보여준다.


모든 더러운 건 억박자로 다가온다. 쉬는날엔 일이 여유롭고 할 게 많은 날은 가장 힘든 인터벌을 하는 날이다. 그리고 난 어제 쉬었다. 편하게 뛰고 컨디션 유지하는 날이면 좋았겠지만 이미 꿀 같은 휴식은 어제 취했다. 오늘은 일이 많아서 정신적으로는 힘들었다. 어쩌면 지금 뛰는 게 정신을 휴식하러 가는 운동이라 믿고 길을 나선다.


요즘 달리기를 하니 살이 빠졌다. 그래서 자신감이 올라왔는지 착각을 하는 건지. 무거운 걸 드는 거에 거부감이 줄었고 무리하는 날이 많아졌다. 어느 순간 헬스장에 가면 무거운 데드리프트와 스콰트를 실제로 하기도 했다. 지금 생각하면 이건 분명 무리였다. 그리고 정신적으로 힘들었던 오늘의 피날레로 뻑뻑한 다리를 들고 인터벌 달리기를 하러 나왔다.


이미 이번 주부터 인터벌을 해야 한다고 다짐했고 그날이 오늘이었다.


이젠 호흡도 억지로 조절하지 않는다.

그저 자연스러운 호흡으로 내 몸을 맡기며 달린다.


처음엔 거의 걷는 속도로 달린다.

워밍업은 체온을 올리는 시간이고, 몸이 올라왔을 때 잠시 멈춘다.


드디어 어느 정도 올라왔고

인터벌 시계를 세팅한다.

그전에는 3세트 때부터 호흡이 힘들어지고 속도가 느려졌다.

늘 항상 내 목표는 6세트

그렇게 인터벌 세팅을 마치고 달리기 시작한다.


이렇게 무리했지만 뭔가 다름이 느껴지고,

아무리 힘들어도 오늘 드디어 해내는 날인가 싶기도 했다.

되는 날은 좋은 착각을 한다.

6세트 때 난 순간 5세트인 줄 알고 달렸다.


힘들다.

조금만 더...

드디어 끝냈다.

그리고 완주를 알리는 6세트 종료음.


내가 생각해도 발전이 있었고

마지막 6세트를 끝내고 아드레날린이 분비가 되는 듯 엄청 기분이 좋았다.


그리고 이 쓸 것을 다 핸드폰에 메모하고

공원에서 세수하다가 코피가 터졌다.

급하게 코를 막고 집에 가는 길에

그 휴지마저 다 피로 적셔졌고

목에는 핏덩어리들이 넘어가기 시작했다.


다시 화장실에 가서 한 30분 정도 지혈을 했다.

쳇GPT한테 물어봤는데 그만 뛰라고 한다.

이것은 몸이 보내는 신호라고


난 그걸

'살을 빼는 건 불가능하다'

라고 받아들였다.


이제 슬슬 재미를 붙이는 과정인데 하지 말라고 하니.


괴롭다.


KakaoTalk_20250926_000022783_01.jpg



KakaoTalk_20250925_224321184.jpg


이전 28화지금이 난 최고 전성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