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에 적신호
내 이럴 줄 알았다.
건강을 위해 시작한 운동이 결국 나를 갉아먹고 있다.
요즘 매일같이 코피가 난다.
운동으로 체력을 쌓겠다고 했는데, 오버트레이닝의 대가가 코끝에서 주르륵 흘러내린다.
샤워하려 머리를 감다가 하얀 거품에 떨어지는 빨간 방울 하나.
순간 분홍빛 거품이 만들어지고, 내 피가 배수구로 흘러들어간다.
뜨겁게 흘러나오는 내 피가 한방울, 두방울 사라질 때마다 묘한 허무가 몰려온다.
급히 머리를 닦고, 젖은 손으로 코를 틀어막는다.
휴지는 이미 물에 젖어 압박이 되지 않고, 피는 목구멍 뒤로 넘어가며 또 다른 불쾌함을 준다.
모든것의 시작은 마지막 뛴날 5킬로 뛴 후 터진 코피였다. 세수하다고 기분좋게 걸어 나왔는데 갑자기 코피가 나왔다. 하지만 화장실까지는 5분 거리. 손에는 피가 끈적하게 번져 있다.
코피 대처법 (참고사항)
앉아서 고개를 살짝 앞으로 숙이기 (피가 목 뒤로 넘어가지 않게)
콧망울을 손가락으로 지그시 눌러 10분 이상 압박하기
미간·코등에 냉찜질하기
휴지·거즈는 코 안 깊숙이 넣지 말고 겉에서 받치기
20분 이상 멎지 않으면 병원 방문
9월 29일 마지막으로 뛰고 이틀째 러닝화를 신지 못했다.
코피가 멈추질 않으니 뛰지 못하고
뛰지 않으니 배는 고프다.
그래서 지금은 새벽 두 시에 배고픔과 싸우며 자괴감에 빠져 있다.
건강하기 위해 시작한건데,
건강을 해치고 말았다.
쉬고 있는데 힘들다.
며칠 전 뛰었던 7km를 뛰는 것보다 훨씬 힘들다.
그보다 이렇게 좋은 날 못 뛰는 건,
손에 올려놓은 물이 손가락 사이로 다 빠져나가는 물처럼 다 세어나가고 있는것 같다.
그래도 11월 9일, 내 첫 마라톤은 부디 웃는 얼굴로 달릴 수 있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