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원

by 유혜진

바닷물이 휘감아 도는 항구에는 깊은 슬픔이 아직도 쟁쟁하다

청춘의 해원, 삐에로의 가면을 벗을 수 있던 골목길의 탄식은

한을 다 풀지 못하고 긴 어둠만이 쓰라린데

붕대도 없이

안대도 없이

뼛속이 드러나고 살갗을 벗겨내니

가녀린 햇살에도 아프고 따갑구나


길고 긴 굶주림에서 해방되던 날

목이 터져라 대한독립 만세를 외치던 날

선조들의 염원은 화염처럼 번져 태평양을 건너 머나먼 대륙까지 이르렀으니

압제여 안녕

이리떼여 너의 발톱을 거두고 송곳니를 감추거라


어찌 잊으리요, 어찌 덮으리요

나날이 새롭고 무궁할지라도 우리는 가슴에 새기리니

소년들의 바다와 애도의 눈물을

청춘들의 골목 그 언저리 가득한 슬픔을

자유를 갈구하던 선진들의 외침을,

아픈 조국 껴안고 던져버린 논개(論介)와 같던 목숨을

나 기억하고 안으리라

염원이여 부디 해원이 되어라


청춘들의 못다한 삶 앞에서 슬퍼할 겨를도 없이

너와 나의 염원이

한을 풀어 부디 해방의 날 되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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