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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망

바라고 바람

by 유혜진

나는 소망한다

소름끼치도록 빛나는 문장 하나

타자의 마음에 동하기를

잔잔한 마음가에 물결만드는

돌 하나 되기를


이 작고 작은 삶이라는 그릇에

무엇을 담아야하는지를

매 순간 마음에 새기며,

그리 행하며

살아가기를


의를 위하여 싸웠던 들풀들의 숭고함을,

선을 행하며 낙심과 등졌던 선진들의 새찬 희망을,

손에 쥐 것이 겨우 돌멩이 하나 막대기 하나였던

조상들의 검소함을,

그들의 처절하고 고귀했던 싸움을

두고 두고 담아내기를

또 기억하기를 소망한다


나 오늘

전쟁터같은 여기 이 곳에서

들풀처럼 살다 간

이름 없는 이름들을 헤아려 본다

무명으로 살다 갔던

그러나 우리 삶에 새겨진 소중한 이름을 기억해본다

이름을 내 건 이 곳에서

익명으로 살아갈 수 있을까

내 이름 석자를 무명으로 넣어둘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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