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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다시

by 유혜진

누군가의 울음

어떤 이의 여울진 흐느낌이

담을 타고 흘러내린다


가물었던 농지에 반갑고 좋아 뜨거운 품으로 환대하였건만

이내 미소는 물러가고

빗소리 천둥소리 며칠 내 계속되니

농부는 다시 운다

다시 눈 밑이 깊어진다


통곡소리

두 손으로 입 틀어막고

가슴 쥐어짜던 그대의 울음 같구나

긴 한숨이 대지를 적시더니

긴 울음이 마저 대지를 덮는구나


하여

멈추지 말라고

해서

울어도 된다고

농부의 검은 손을 부여잡는다

대지의 설움을 달래본다


땅은 비눈물로 소생하나니

설움 많은 인생이라 할지라도

낙심치 마소서 괴로워 마소서

비를 머금은 풀잎마다 다시 생명이 움터오를 것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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