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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

by 유혜진

젖어있던 날개에 햇살이 비추인다

한 올 한 올

날개 깃털에 태양빛이 쏟아져 박히면

숨어있던 나의 눈동자도

이제 먼 곳을 바라본다


지난 날 꾸던 꿈은 숨결이 되어

내 호흡이 되고

만물의 소생을 보여주더니

시집가는 날 각시처럼 수줍은 두 볼, 붉은 입술로

느린 심장을 춤추게 한다


흩어졌던 꿈 조각들이

모아모아 돌아온다

나의 스승이여

내게 알리소서

심장이여 굽히지 않게 하소서

이제 온 우주에 나 홀로 두지 마소서


날개를 펴 창공을 날아오른다

오늘의 꿈이 가슴에 벅차오르면

내 몸의 돌덩이들을 던져낼 수 있으리라


눈이 부시다

태양빛이 구름사이로 내게 와 날개를 재촉한다

새 노래를 부르노니

이제, 좀 더 멀리

날아올라 헤쳐 나가라 꿈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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