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이 뚝뚝

나는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하나

by 당신의 이웃


Untitled_Artwork 236.png 눈물을 뚝뚝 흘리며 묵사발을 먹었다.


정형외과를 처음 간 날 의사 선생님이 지나가듯이 류마티스의 가능성을 얘기하며 피검사를 해보는 것은 어떻겠냐는 말을 했었다. 말을 꺼낸 선생님이 에이 아닐 거예요 하며 흘려보냈음에도 그 말이 무겁게 마음에 남은 채로 한 달을 병원을 다녔다. 충격파 치료와 레이저, 스테로이드로 차도가 보여서 몸이 나아지는구나 그냥 내가 너무 과로를 했기 때문에 그랬던 거야. 가벼운 마음으로 걱정을 떨쳐내고 싶었다. 헬스장도 등록하고 며칠 운동을 했는데 발뒤꿈치가 잘 걸을 수가 없게 되었고 아킬레스윤활낭염 진단을 받았다.


얼마나 운동을 한 거냐는 선생님의 물음에 마음에 남아있던 피검사를 해보고 싶다고 얘기를 했다. 검사결과까지 꽤 시간이 걸린댔나, 검사결과를 기다리는 동안 류마티스 증상에 대해 찾아보고 나는 류마티스가 아닐 거라는 증거를 찾기 위해 낮이고 밤이고 인터넷 세상을 뒤졌다.


아이고 류마티스네요.


마음의 준비를 하고 갔던 날 마음의 방지턱 없이 클릭 한 번으로 다가온 건조한 진단명이 내 일 같지 않았다. 그럼 저는 이제 어떻게 되는 거예요? 꽤 담담한 태도를 보였던 것 같다. 류마티스란 게 보유인자만으로 진단하지는 않아요. 하지만 보유인자가 꽤 높아서... 이런저런 얘기를 해주시는 게 귀에 잘 감기지 않아 의식 뒤편으로 흐르는 배경소음처럼 밋밋하게 들렸다. 사실이 마음에 스며들기 전에 얼른 병원을 나서야 했다. 약국에서 처방약을 기다리면서도 잘 참았는데 건물 밖에 나와 가족에게 류마티스라는 사실을 전하면서부터 눈물이 나기 시작했다. 나는 이제 어떡하지?


마음에 깊은 구덩이가 생겨 쑥 하고 떨어진 것 같았다. 소식을 전해 들은 아빠는 한달음에 나를 만나러 달려와줬고 우리는 점심을 같이 먹었다. 계속 눈물을 닦았다. 마주 앉아 류마티스에 대해 한참 찾아보는 아빠의 앞에서 독백하듯이 나는 이제 어떡하지? 하고 말을 띄웠다. 살다 보면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는 거고 별 일은 아니다, 괜찮을 거라는 아빠의 말은 아직 마음의 위로가 되지 못했다. 나는 이제 정말 어떡하지? 이 소식을 모르는 남자친구에는 어떻게 말을 전하지? 내가 류마티스라는 걸 알고 마음이 돌아서면 어쩌지? 내가 먼저 헤어져줘야 할까? 나는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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