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love you 3000

나를 얼마나 사랑해?

by 당신의 이웃

유명한 류마티스 내과를 가려면, 큰 병원에 가려면 한창 의료파업 때문에 오래 걸릴 거라고 해서 정형외과에서 몇 달을 진료를 받았다. 약을 바꿔가며 진료를 받았다. 실비보험으로 환급을 받는다해도 적은 비용이 아니었기 때문에 매주 병원을 찾는 게 쉽지 않았다. 어떤 약은 머리가 심하게 빠지기도 했고 약을 바꿔도 큰 차도가 보이지 않았다. 인터넷에서는 류마티스에도 골든타임이 있다고 했다. 사정을 모르는 남자친구는 병원이 미온적으로 진료를 하는 것 같다며 병원을 바꾸는 게 어떻겠냐는 생각을 전해왔다.


어느 날 다른 이유로 찾은 병원의 주치의 선생님께 류마티스 진단을 받았다고 하자, 류마티스는 한양대가 잘한다며 같은 건물에 진료 잘하는 내과 선생님을 추천해주셨다. 주저할 게 있나? 그날 바로 진료를 받으러 병원에 갔다.


낡은 병원은 조용했고 차례를 기다리는 할머니들이 많았고 류마티스를 주력으로 하는 내과 같아보였다. 많은 사람들이 앉았다 갔다는 것을 알리듯 누렇게 변한 낡은 의자와 담담한 공기가 내가 맞게 찾아왔다는 얘기를 해주는 것 같았다. 병원에서 피검사를 다시 받았고 그동안 정형외과만 몇 개월 다녔다는 말에 많은 말씀을 하지는 않으셨지만 그 침묵이 꾸중 같았다. 합병증인 루푸스 검사도 해야한다고 하셔서 이래저래 피를 또 뽑았고, 류마티스인 걸 확인했기 때문에 간호사 선생님은 수납을 하기 전에 다녀오라며 건강보험공단으로 나를 보냈다.


공단에 중증환자 산정특례를 신청하는 일은 생각보다 간단했다. 번호표를 뽑고, 의사선생님이 적어주신 서류를 내고. 그렇게 나는 공식적으로 류마티스 환자가 되었다. 공단을 나서며 이제는 남자친구에게 정말 얘기를 해야한다고 생각했다.



Untitled_Artwork 261.png 막상 이걸 올리는 지금은 싸워서 둘 다 말을 안하고 있다. :(



나를 얼마나 사랑해?

I love you 3000.


바쁠지언정 남자친구는 처음부터 한결같이 나를 아끼고 사랑해줬다. 인터넷에는 류마티스 환자와 연애나 결혼은 하는 게 아니라는 글뿐이었다. 그에게 류마티스인 걸 알렸을 때 그가 마음이 변하거나 그의 부모님이 나를 만나는 걸 반대하셔도 받아들여야한다고 생각했다. 공단에 등록한 다음 날, 오전에 몸살 때문에 오늘은 못 오겠다던 그가 집에 있냐며 나를 보러 오겠다고 했고 나는 그가 오면 얘기를 하기로 마음먹었다.






꽤 지난 이야기를 조금씩 풀어내고 있는 중이라서 사실 이 순간에서 꽤 멀리 와있다.

이걸 올리는 지금은 투닥거리느라 서로 속이 상한 상태이고 여느 커플과 다를 바가 없다... 없나?

왜 자꾸 다투게 되는 걸까?


작은 어긋남들이 산처럼 쌓여 이별하는 일은 없었으면 좋겠는데 마음이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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