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세화 오일장에 가면 '호떡'

[제주 18일] 평대리의 아침과 저녁

by 여행하는 SUN

"엊그제 분리수거를 했는데 오늘 또 분리수거 날이라네요."

제주에 도착해서 한동스테이로 오는 택시를 탔는데 택시 기사님이 하신 말이다.

일주일에 한 번 하는 분리수거날이 너무 빨리 돌아온다며 나이 드니 시간이 더 빨리 간다고 말하셨다.

우리도 온 지 일주일도 안된 것 같은데 벌써 18일째다.

가는 시간을 붙잡을 수도 없고... 더 힘껏 이 시간을 즐겨야겠다.




아침 5시에 눈이 딱 떠졌다.

혼자 자다가 옆에 엄마가 계시니 자꾸 한 번씩 돌아 눕게 된다.

어렸을 때 엄마 젖가슴 파고들었던 때가 기억이 나는데, 이제 따로 지낸 시간이 길어졌다고 같이 자는 것도 어색한 이 상황이 어쩐지 서글프다.

그럴수록 우리 엄마 많이 안아줘야지.


균스형제는 자고 있고 엄마랑 둘이 집 앞 해변으로 산책을 나갔다.

일출시간 맞춰서 내려가니 예쁜 해가 바다 위로 동그랗게 떠 올랐다.

아이마냥 신나서 일출을 바라보는 엄마.

"아이고, 오길 잘했네." 하신다.


아침은 제주흑돼지김치찌개다.

남은 계란이 3개뿐이라 오늘 세화오일장에 가면 쌍란부터 찾아봐야겠다.

아이들은 할머니와 익힌 화투로 외할머니랑 설거지 내기를 했다.

외할머니 빼고 진사람이 설거지를 하자고 상균이가 제안했는데 상균이가 꼴찌다.


오늘은 세화민속오일장이 열리는 날이다.

5일, 10일 장인데 나는 시간을 잘 못 맞췄었다.

요 며칠 호떡이 너무 먹고 싶었어서 오늘은 호떡도 먹을 겸 출동했다.

도착하자마자 700원짜리 호떡부터 하나씩 들고 식히면서 잠깐 장구경을 했다.

엄마는 막 입을 원피스를 고르는데 4만 원짜리를 3만 원까지 깎았다.

이렇게 많이 깎을 생각은 아니었는데 통 크게 흥정해 주신 주인아줌마, 대박 나실 거예요.

엄마 막티도 하나 사고 오이랑 파프리카랑 브로콜리도 사고,

남편이 구워 먹고 싶다던 반건조 도미도 한 바구니 샀다.

쌍란은 일찌감치 다 팔려서 아쉬웠다.

9시부터 장이 서는데 오후 2~3시면 파장 분위기라고 한다.

장 다 봤는데 오전 10시라, 일단은 집으로 가서 쉬고 아이들 오전 공부도 하기로 했다.


시엄마랑 맛있게 먹었던 비자림길 우럭튀김 먹으러 울 엄마도 모시고 왔다.

맛있는 건 두 번 먹어줘야지.

흑돼지불고기는 석균이 거, 고등어는 상균이 거, 우럭은 엄마랑 내 거. 딱 갈린다.

깨끗하게 다 비우고 나왔다.


엄마는 새로 산 원피스가 너무 마음에 든다고 하신다.

적당한 길이와 색상 질감까지.

다른 색으로 또 사고 싶다 하실 정도다.

다 함께 동녘도서관에 들러 빌렸던 책 일부는 반납하고 몇 권 더 빌려왔다.

석균이가 독서록 과제가 있다고 해서 미리 읽고 써두고 싶다고 한다.


잠깐 낮잠이 든 사이에 바다수영 가기로 한 시간을 훌쩍 넘겨버렸다.

내가 너무 잘 자서 깨울 수가 없었다고 했다.

어찌나 미안하던지...

원래 균스형제 수영하는 동안 쉬림프박스 만들어서 바다로 배달 가려했는데.

그냥 집에서 먹었다.

상균이 밥 세 그릇 먹었다.

내일 아침밥까지 해놨는데...

아침 모자라다.

낼 아침은 빵 먹어야겠다.


오늘도 다 같이 저녁 산책을 나섰다.

구름이 다들 어디로 갔는지 안개처럼 서서히 물드는 하늘은 평소와 다른 분위기의 밤을 몰고 왔다.

평대 해변까지 걸어갔다가 아이스크림 하나씩 물고 집으로 돌아왔다.

씻고 나오니 울 엄마 벌써 코 골고 주무신다.

엄마도 많이 걸어서 푹 주무실 듯하다.

오늘 가뿐하게 만 이천보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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