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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와 70대의 첫 비행

[제주 23일] 금악오름 패러글라이딩

by 여행하는 SUN

오늘 하루를 한마디로 표현한다면?

상균 "멋있다!"

엄마 "너무 즐거워. 타도 또 타고 싶어."

(이건 한마디가 아니잖아요~~)

석균 "한마디로요? 못해요, 이걸 어떻게 한마디로 표현해요?"

오늘 내가 정말 사랑하는 세 사람의 하루가 무척이나 인상 깊고, 멋지고, 즐겁고, 행복했다.

그래서 내가 더 행복하다.




아침은 간단하게 먹고 오후 일정이 있어서 점심을 조금 이르게 먹기로 했다.

먼저 도서관에 들러 책 반납하고 또 빌리고.

나도 또 한 권을 빌렸는데 제목이 너무 맘에 들었다.

'진짜 멋진 할머니가 되어버렸지 뭐야'라는 책이다.

100살 나이에도 지팡이가 아닌 케리어를 끌겠다는 지은이.

나도 그러고 싶다. 이 책 재미있게 읽을 것 같다.



이 세상에서 70년을 살았습니다.

소녀와 아가씨의 시간을 보내고

아줌마의 시간을 지나 이젠 할머니가 되었지요.

책을 좋아하고 일상을 사랑하며

평범하게 나이 듦을 받아들이며 삽니다.

세상에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매일 궁금한,

호기심 많은 나이입니다.

아침에 눈을 뜰 때면 피로와 무력감을 느끼곤 하지만

오후가 되면 이상하게도 모험심이 넘쳐

다음 여행을 구상하고 항공권 검색을 합니다.

아마 100살이 되어서도 캐리어를 끌겠죠.

평범하지만, 이 정도면 멋진 할머니 아닌가요?


지은이 김원희



구좌보건지소 쌤이 엄마 손 소독하러 화요일에 오라고 했는데 급 휴가라고 하신다.

금악오름 가는 길이 조천이랑 살짝 겹치니 그냥 조천 보건지소로 가기로 하고 먼저 점심 먹으러 갔다.


벌써 세 번째 간 '호자'.

아침 먹은 지 얼마 안 됐는데도 하나도 안남기도 다 먹었다.

엄마는 오이피클 없다고 살짝 불평하셨지만 많이 드셨다는 거.


조천보건지소 점심시간이 걸려서 30분 정도 시간이 남았다.

그래서 '대기번호 60'의 기억에도 엄마가 맛있게 드신 기억으로 또 스타벅스 커피를 주문했다.

이번엔 대기 62번이다.


엄마 진료 보고 소독하는데 어제는 무료였으나 알고 보니 조례가 바뀌어서 타 지역 사람들은 진료비 900원이 맞다고 했다.

우리는 어제 것까지 계산하려고 했는데 본인들 실수였다고 오늘 것만 받으셨다.

아... 900원의 행복.

조천보건지소 너무 좋다.


패러글라이딩 하기 전에 시간이 남아서 앞에 나들가게에서 아이스크림 하나씩 먹었다.

오늘을 그렇게 즐겁게 만들어준 패러글라이딩.

원래는 어제 예약이었는데 바람이 너무 세서 취소 됐었다.

오늘 마지막 남은 타임에 비행할 수 있었는데 내일부터 또 당분간은 비행이 어렵다고 했다.

오늘 비행도 40일 만에 이루어진 비행이라고 했다.

우리 할 수 있음에 또 감사하다.

나는 두 번이나 이곳에서 패러글라이딩 해 본 경험이 있어서 오늘은 엄마랑 균스형제만 비행했다.

같이 비행해 주시는 분이 바람을 너무 잘 타셔서 주변에 다른 팀들보다 우리가 훨씬 길게 비행했다.

우리는 한 분이 왔다 갔다 하며 셋을 다 비행시켜 주셨는데 마지막에 석균이 타고 내려오시더니

"몸무게도 제일 많이 나가고 형보다 두 배는 더 오래 탄 것 같아요. 아후, 손 떨리는 거 보세요."

우리는 다 같이 빵 터졌다.

진짜 손을 부들부들 떨고 계셨다.

마지막 비행이고 바람도 좋아서 오래 태워주신 것 같은데 정말 감사할 따름이다.


비행이 오래 걸려서 금악오름에서 바로 출발해도 집에 도착하면 7시가 넘는 시간이었다.

내가 밤 운전이 힘드니 일단 출발하고, 저녁은 동네 근처에서 먹기로 했다.

엄마는 국물,

아이들은 해장국이나 해물탕은 안 좋아해서 찾은 메뉴가 돌문어부대찌개 '제인웰빙하우스' 이다.

하도리에 있는 맛집.

세화를 벗어난 적이 별로 없는데 내가 아는 세화 맛집들은 라스트오더시간이 거의 다 지났다.

반신반의하고 들어갔는데 너무 만족하고 나왔다.

균스형제가 기분이 좋아서 그랬는지 밥도 더 맛있다고 해주고 엄마도 맛있게 드셔서 온 가족 만족도가 더 높았다.

나는 매일 먹고 싶던 문어를 먹은 거고 엄마는 국물, 아이들은 부대찌개.


집에 쌀이 똑 떨어졌다.

제주 와서 쌀 14kg 먹었다. (쌀 10kg, 보리 2kg, 찰현미 2kg)

쌀이랑 과자랑 사서 집으로.

오자마자 화장실 3개에 나눠 들어가 다들 샤워하고 나는 잠자리 준비하고 나오자마자 엄마는 바로 주무셨다.

석균이 일기 쓰는 동안 상균이는 오전에 다 못 들은 인강 듣고 취침.


나도 얼른 자야지... 하는데 벌써 11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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