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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천보건소에서 소독하기

[제주 22일] 더위가 뭐야? (feat. 만장굴)

by 여행하는 SUN

이번주부터 18~49세 코로나 백신 예약이 시작 됐다.

미국에 사는 오빠는 모더나를, 우선접종 대상자인 언니는 화이자를 맞았다.

1차 때 오빠는 백신 맞은 부위에 부종이 있었고 찜질해서 잘 지나갔다고 했다.

언니는 일주일도 더 지난 어느 날 부종이 시작되어 항히스타민제를 처방받고 얼음찜질 하며 또 잘 이겨냈다.

며칠 전 우연히도 오빠랑 언니의 백신 2차 날이 같았고 언니는 1차 때보다는 경미하게, 오빠는 고열에 이틀 시달리다 잘 이겨냈다고 했다.


이제 남편과 내 차례다.

남편은 회사에서 우선접종 예약을 했다.

나는 8월 15일 예약 예정이다.

알레르기도 많고 요즘은 일부소염진통제에도 과잉반응을 일으켜서 백신을 맞는 게 잘하는 건지 불안하다.

그래도

나는 용감하게 맞아보려 한다.

백신이 있다면...

(오늘 또 모더나의 공급약속 불이행 뉴스기사가 있었음.)




오늘 남편은 뭍으로 비행기 타고 출근했다.

공항까지 바레다 주고 오니 해가 떴다.

집에 도착하자마자 김치볶음밥을 만들어 계란프라이에 치즈까지 녹여 맛있게 먹었는데 사진이 없다.

오늘따라 더 예쁘게 만들었던 건 내 눈에만 고이 담아둔 걸로.


오늘은 미리 균스형제랑 엄마랑 패러글라이딩을 예약해 뒀다.

오후 3시 예약이었는데 오전에 통화할 때는 기상이 좋아질 거라며 서우봉에서 할 수 있을 거라고 했다.

바다를 보며 패러글라이딩 하는 게 좀 어려운 확률인데 할 수 있다고 하니 너무 좋았다.

함덕에 거의 도착했는데 바람이 줄지 않아 '취소'란다.

그래도 내일은 괜찮아질 거라 믿으며 내일로 예약을 바꿨다.


이왕 함덕까지 왔으니 맛있는 거 먹자고 했는데 균스형제는 햄버거가 먹고 싶다고 했다.

그래서 다 같이 롯데리아서 맛있는 점심을 먹었다.

엄마도 정말 오랜만에 드시는 햄버거가 맘에 든다고 하셨다.


엄마 손가락 소독을 오늘 하고 싶은데 세화에 보건지소 선생님은 오늘 백신출장이 있으셔서 자리를 비운다 했다.

여기까지 왔으니 조천보건지소에서 소독하기.

세화에서 붙인 메디폼이 실밥에 붙어서 떼어내기가 어려웠다.

식염수 계속 부어가며 정교하게 소독해 주신 의사 선생님한테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

엄마 계신 곳에서도 매번 소독할 때 거즈에 실이 붙어서 떼면서 아프기도 하고 피도 나고 힘들었다 하시는데 오늘치료는 완전 만족하신단다.

그리고 여긴 65세 이상은 진료 무료라고 하셨다.

집 근처도 그랬다는데 세화는 뭐지? 900원 냈는데.


스타벅스 쿠폰이 몇 장 있는데 8월 안에 다 써야 한다.

그런데 우리 동네에는 없다.

온 김에 한 잔 들고 가려고 사이렌오더 했는데 대기가 60명이다.

취소하려고 했는데 취소도 안되고, 전화도 안된다.

어쩔 수 없이 한참을 기다렸다가 받아 왔다.

그래도 "꼬숩다"라는 엄마 말에 그래도 기다리길 잘했다 싶다.

어쨌든 사람 많은 함덕에서 빨리 벗어나고 싶었다.


만장굴이 집에서 10분 거리에 있다.

날이 너무 뜨거워서 만장굴을 즐기기로 했다.

내가 옷을 얇게 입어서 고민했는데 차에 비상으로 가지고 다니는 판초스타일 점퍼가 있어서 그거 입고 들어갔다.

다소 두꺼운 감이 있는 옷이었는데, 나한테는 딱이었다.

동굴 안은 13.5도, 습도 99.9퍼센트였다.

상균이가 혹시 몰라 블랭킷 한 장 더 들고 갔는데 엄마가 어깨에 두르고 다니셨다.

무엇보다 아들들이 하나씩 엄마랑 나랑 손을 잡아줘서 훨씬 따뜻했다.

아들들 손이 완전 따뜻하다.

5년 전에는 아이들이 어려서 한참을 걸었던 기억인데 다 커서 걸으니 1km는 금방이다.


엄마가 치킨을 쏘신다 하셔서 하나로마트에 들러 순살후라이드 하나, 닭강정 매운 거 하나 샀다.

간단하게 장도 봐서 바닷가 어딘가에 주차하고 차에서 닭을 먹었다.

야쿠르트 10개쯤이야 한 번에 끝남.


오늘저녁은 닭으로 끝난 줄 알았는데...

엄마가 밥이 드시고 싶다고 하셨다.

급하게 카레도 하고 밥도 하고...

"카레 냄새가 너무 좋다" 하시더니 두 그릇 드셨다.

아무래도 우리 엄마 쑥쑥 커서 집에 가시겠다.

잘 먹고 잘 자고 쑥쑥 자라고...

석균이의 라이브 피아노 연주로 레스토랑 분위기..


밥 다 먹고 나니 밖이 붉다.

산책로까지 내려가지 않고 집 앞에서 노을을 감상했다.

제주 집 앞의 흔한 저녁풍경도 멋있다.

하나로마트서 두 상자째 사고 있는 햇사레복숭아.

그냥 잘 수 없어서 두 개만 깠다.

진짜 맛있다.


나도 쑥쑥 크려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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