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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행하는 SUN Apr 20. 2023

나는 학부모일까 부모일까?

중간고사를 앞둔 아들을 바라보는 엄마의 마음

일주일 전쯤 지역 맘 카페에 올라온 글입니다.



중간고사 2주 남은 상황에서... 고딩들 몇 시에 자나요?


일단 저희 애는 2시 반~3시 정도 -7시 40 기상이요.

정관장 아이패스 파워스틱 매일 먹이고 있긴 한데  아직 고1이라 그런 건지 애만 보면 불쌍해서 눈물 나요.



대부분의 댓글들은 2~3시에 잔다는 아이들이 많았고 

시험기간 학원 숙제를 하느라 4시까지 엄마가 깨워줘 가며 하고 있다는 아이들도 있었습니다.

아침에는 7시에서 8시 사이에 깨워야 일어나고 등교하는 시간을 최소화하기 위해 학교까지 데려다주는 부모님도 계셨습니다.


저희 아이에게 물었습니다.

"너희 반에는 수업시간에 조는 친구들 없니?"

"왜 없어요, 요즘은 많이들 졸아요. 쉬는 시간은 대부분 엎드려 있기도 하고... 점심시간에 밥 안 먹는 애들도 많아요. 잔다고. 반으로 나뉘는 거 같아요. 자거나 학원숙제 하거나."


"참, 어른인 엄마가 미안하다. 이렇게 치열하게 공부만 해야 하는 세상을 만들어 놔서. 노인들한테 나이 들고 제일 중요한 게 뭐냐고 물으면 대부분 건강이 이라고 말한다는데 건강을 해쳐 가면서 공부에만 목매게 하는 세상을 만들어 놨구나."

"그래서 우리 반 여자애들 중에는 시험 끝나고 필라테스 다닐 거라는 친구도 있어요."

"건강을 건강할 때 지켜야 하는데 다 망가뜨리고 좀 추슬렀다가 다시 망가뜨리기를 반복해야 하는 게 아이러니한 거지."


이제 정말 중간고사가 코앞인 시점에 저희 아이는 12시가 넘어까지 영어과외 숙제를 다 마치지 못했습니다.

어쩔 수 없이 그냥 자라고 재촉하는 저는 아침 5시에 아이를 깨워줬습니다.

그래도 선생님과의 약속이니 학교 가기 전에 과제는 제출하고 가라고요.

원래 아침형 인간인 아이지만 늦게 잔 아이는 이 아침이 참 힘들어 보입니다.


건강하고 행복하게만 자랐으면 하던 부모의 마음에 

그래도 학생의 본분을 다 하라는 학부모의 마음이 얹어져 내 마음이 더 무겁기만 한 아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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