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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살이 마지막 물놀이

[제주 42일] 모래 속 조개를 찾아봐

by 여행하는 SUN

내가 놀고 쉬고 즐기기에 열심이긴 하다.

아이들에게 즐기는 방법을 알려주고 싶은 마음도 크다.

새로운 놀이의 즐거움이나 어떤 상황에서의 감정의 변화를 느낄 때 아이들이 성장하는 모습도 보인다.

물론 살다 보면 저절로 알아지는 것도 있고 친구들에게 배우는 것들도 많을 것이다.

내가 사는 방법이 옳다는 것도 아니다.

그냥 '이렇게 사니 이렇게 좋더라' 정도만 알아도 좋겠다.

함께 놀다 보면 내가 배울 때도 많다.

가끔은 엉뚱해서 즐거워지는 한 때.

일탈할 때 느끼는 짜릿한 감정.

그때 나도 그럴 때가 있었는데... 하던 그때.

오늘은 남편이랑 상균에게 한 수 배웠다.





어제 잡은 새우와 작은 물고기는 아침 된장찌개를 달게 만들어줬다.

불고기에 야채를 듬뿍 넣고, 석균이의 당근도 맛있게 먹었다.


고성민속오일장에 들러서 작은 귤이랑 호떡을 하나씩 들고 오늘 물놀이할 만한 장소를 물색하기로 했다.

세화오일장에서 만났던 아주머니가 고성장에서 호떡을 구워 주신다.

반갑다.


어쩌다 보니 동선이 맞아서 커피 한 잔도 득템 했다.

남편이 김녕해수욕장에서 수영해보고 싶다고 해서 일단 김녕으로 갔다.

물빛이 정말 예술이다.

그런데 사람이 너무 많다.

상균이는 한동스테이 앞 쪽 해변이 우리 놀기에 딱이라고 말했다.

물 빛이 좋은 건 우리 눈에 담고 노는 건 놀던 데서 놀기로 했다.


하나로마트구좌점에 가니 또 정겹다.

동네 마트에 온 기분이다.

아직 성산은 낯선 곳이 더 많다.

김밥이랑 토스트랑 새우튀김이랑 닭강정, 매운 냉면에 요구르트 10개까지... 정말 많이도 샀다.

바닷가에 내려가서 먹기에 테이블이 부족했다.

매번 올 때마다 꼭 한 번은 여기 앉아서 커피라도 마셔야지 하고 다짐하던 곳이 있다.

가운데 파라솔 꽂을 구멍도 뚫려있다.

누군가 너무 멋지신 분의 테이블 기부.

오늘은 여기가 우리 자리다.

밥도 여기서 먹었으면 좋았을 것 같다.


오늘 물놀이의 수확물이다.

나는 물에 둥둥 떠다니는 것만 즐거운 줄 알았는데 채집의 즐거움도 쏠쏠하다.

맨발로 모래 속을 헤집으면 조개가 짠 하고 발가락에 걸린다.

내일 등산할 건데 오늘 다리 좀 미리 풀어줬다.

조개탕 끓일 정도만 들고 가기로 했다.

그래서 물고기랑 작은 조개들은 놓아주고 왔다.

남은 간식들은 중간중간 먹어주고 계속 물놀이를 했다.

깔끔한 이석균 씨는 모래설거지가 귀찮다며 그냥 파라솔 밑에서 쉬었다.

길어진 여행에 이제 피곤이 살짝 쌓일 때도 된 듯하다.

내가 먹고 싶었던 뱅디의 돌문어 덮밥도 포장해 왔다.

미리 전화 주문하고 석균이랑 걸어가서 받아왔다.

옆에 평대우유차에 들러 블루베리우유를 사서 둘이 홀짝 마시고 왔다.

원래 돌문어덮밥 양념이 간이 센 편인데 밥도 추가로 더 들어있어서 2인분 먹는 기분이다.

이 불맛 나는 중화풍 돌문어 덮밥이 나는 너무 좋다.


어쩌면 제주에서의 마지막 수영이 될지도 모르는 오늘.

몸이 피곤한 감은 있지만 자꾸 아쉬운 마음이 든다.

나랑 석균이는 배가 많이 부른데 오랫동안 물놀이 한 남편이랑 상균이는 먹을게 더 필요했다.

내가 물놀이한 거 뒷설거지하는 동안 둘이 나가서 짜장면 먹고 온다더니 휴무에 재료소진에 결국 또 닭을 튀겨왔다.

맛집 향기가 폴폴 난다며 신이 나서 전화한 남편.

이럴 땐 정말 상균이 친구 같다.

'마농치킨'은 수요미식회에도 나왔었던 서귀포 올레이장 체인이다.

생마늘이 올려져 있는 치킨인데 포장도 범상치 않고 맛있기도 하다.

배부르다던 석균이가 신이 나서 마지막 치킨까지 먹었다.


조개는 해감시켜두고,

수영복들도 잘 헹궈서 널어두고..,

집은 좁고 건조대도 작은데 빨래가 너무 많다.

내가 일기 쓰는 동안 건물 1층 빨래방 건조기찬스 중이다.


내일 새벽 3시에 일어나야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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