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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으로 떠나는 여행

[제주 45일] 다시 시작

by 여행하는 SUN

여기 저기서 전화가 온다.

"언제 비행기 타는 거야?"

"집에 잘 도착했어?"

"오늘은 아무것도 하지 말고 쉬어~"

"웰컴 투 일산"

"수고했어"

우리 여행이 정말 끝이 났나 보다.

코로나 거리두기 4단계라 우리의 여행을 걱정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제주도가 일산보다 안전하다는 말이 아니다.

가능한 범위 내에서 안전수칙을 지키며 사람이 많은 곳을 피하고 유명한 관광지는 거의 가지 않았다.

남들 자는 시간에 일어나 오름에 올랐고 집 앞 한적한 공간에서 남들 물놀이 접는 시간에 나가 물놀이를 시작했다.

24kg을 먹고 올 만큼 집밥을 많이 먹었고 음식점도 브레이크타임 언저리에 더 많이 다닌 듯하다.

우리 안전은 우리가 챙겨야 하니까.






냉장고 정리 하면서 남은 야채들을 몽땅 채 썰어둔 남편.

밥까지 넣어 볶기엔 프라이팬이 너무 작았다.

그래서 볶음밥 같은 덮밥이 되었다.

치즈 두 장 남아서 밥 위에 올리니 비주얼도 좋다.


차에 짐을 잔뜩 싣고 공항으로 가는 길에 동문시장에 들렀다.

시간이 여유가 있기도 해서 간식이라도 먹고 가려고 들렀다.

그런데 시간이 일러서인지 간식거리가 많이 없었다.

착즙주스전문점인 귤하르방에서 한라봉이과 청귤에이드를 사고, 오일장떡볶이집에서는 떡볶이랑 튀김을 먹었다.

튀김이 완전 내 취향이다.

떡볶이도 맛있고... 만원의 행복이다.


우리 차는 '쿠타' 탁송으로 다시 집으로 보낸다.

공항 코앞에 사무실이 있는데 쿠타 사무실 주차장에 차를 두고 공항까지 다른 차로 데려다주셨다.

이번에도 탁송기사님을 위해 얼음물 하나랑 커피하나 놓아두고, 주행거리 체크해 두고.

차 받자마자 상태 점검해 주시는 직원분.

친절하시기도 한데 엄청 꼼꼼하게 사진 찍어두신다.

내가 하지 않아도 믿음이 간다.

저 많은 짐과 차량은 쿠타에 부탁하고 우리는 당장 내일 수업에 필요한 것들만 챙겨서 가방 하나씩 메고 공항으로 갔다.


공항은 생각보다 사람이 없어 보였는데 출입국검사 하고 들어오니 사람이 많았다.ㅠㅠ

비행기 탈 때까지 다른 곳 가지 않고 대기하다가 바로 탑승했다.

자리가 앞쪽이기도 하고 도착해서 찾을 짐도 없어서 곧바로 택시정류장으로 갔다.

남편은 몇 타봤다고 익숙하게 우리를 안내한다.

우리는 고양시택시 타는 곳으로 가서 바로 출발했다.

택시 기사님, 베스트드라이버다.

쌩쌩 완전 잘 달리심.

제주에서 11시 15분 비행기를 탔는데 우리 동네 도착하니 12시 50분이다. 진짜 빠르다.


남편이 제주 오기 전에 인테리어 마감 중이었다던 고깃집 '국가대패'가 오픈했다.

집에 아무것도 없어서 밥을 먹고 들어가기로 했다.

여기도 가성비 맛집이다.

차돌박이 3인분

대패삼겹살 2인분

대패목살 2인분

밥 2개

된장찌개

계란찜

소주 한 병.

간단하게 먹었다.

제주서나 집에서나 고기의 유혹은 어쩔 수가 없다.


집으로 걸어 들어가는 길.

변한 게 하나도 없는 것 같은데 날씨만 더 추워졌다.

오늘, 내일만 좀 쌀랑할 것 같은데, 여행이 끝나니 가을이 온다.

뭔가 다시 시작하는 기분이다.


남편이랑 상균이는 코로나 선제검사를 했다.

일산 서구 보건소에서 둘이 미리 검사했다.

학교 가기 전에 가족 중에 한 명은 검사를 하라는 권고사항이 있기도 해서다.

가뿐하게 결과지 받고 등교하자.

석균이는 언제 갈지 모르지만 등교하면 낼 체험학습 보고서를 썼다.

상균이는 집에 오자마자 부상이다.

점프하다가 착지하고서 무릎이 너무 아프다고 했다.

아직 차도 없어서 병원까지 걸어가는 게 더 힘들 것 같고...

일단 바르는 파스와 소염진통제로 응급처치를 했다.

내일 아침에 검사결과 보고 병원에 다녀와야겠다.


그래도 차가 안 와서 이 정도하고 잘 수 있지,

짐들이 눈앞에 보였으면 아마 일기도 내일 썼을지 모른다.

샤워도 다 했겠다.

얼른 자야겠다.


그리웠던 내 침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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