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작고 하찮은 것은 없다.
15.
그 집 엄마, 아빠는 매일 싸움인 듯했다. 엄마는 아이 앞에서 눈물 바람에 힘들다며 악다구니 중이었다. 울던 엄마가 어디론가 가 버리고, 같이 울던 그 아이가 내 옆으로 왔다.
"아줌마, 저는 행복하지 않아요. 너무 행복해지고 싶은데 행복하지가 않아요. 어떻게 하면 행복해질 수 있을까요?"
나는 잠시 고민했다. 그리고 말했다.
“이따가 엄마가 오시면 엄마께 말씀드려. “엄마, 내가 행복해지고 싶은데 지금 너무 행복하지가 않아. 나는 엄마랑 아빠를 너무 사랑해서 엄마랑 아빠가 행복해지면 나도 행복해질 수 있을 것 같아”라고."
잠시 후 그 아이 엄마가 왔고 아이는 내가 얘기했던 대로 엄마에게 말하고 있었다. 그 아이의 모습이 너무 간절하고 나도 정말 그 아이가 행복해지길 바라는 마음이 커서 지켜보는 내내 울고 있었다.
잠에서 깼는데 그 꿈이 너무 생생해서 마음이 아팠다.
'이 꿈은 내게 어떤 의미일까? 나는 행복한가? 내 모습을 보고 있는 우리 아이들은 또 행복한가?'
우리 부부가 싸움이 잦거나 불행하지는 않지만 분명 요즘 나는 사는 게 힘들다. 짜증이 늘고 지치고, 해도 해도 다 내 일만 있고 나는 없다. 행복해지는 길을 찾아야겠다. 나를 위해서, 우리 아이들을 위해서, 우리 모두를 위해서.
힘든 고비를 3번 넘기시는 동안 나는 형제들보다 많이 울고 힘들어했다.
집에 가면 엄마만 기다린 아이들을 위해 더 밝은 모습을 보여주려 하이톤으로 이야기하고 들어줬다. 주말이면 혼자 사는 아주버님 집에 계시는 시어머니를 위해 반찬을 만들고, 장 봐서 가져다 드리고. 세 집 살이를 이어가는 기분이었다.
아버님은 여전히 기로에 계셨다.
일상생활을 포기할 수도, 병원을 포기할 수도 없이 매일 조울증 환자처럼 울다 웃다를 반복했다.
그냥 어딘가에는 나도 너무 힘들다고 이야기하고 싶었다.
16.
“엄마, 이 돌 좀 가지고 있어 주세요."
특별히 예쁘지도 특이하지도 않은 아주 작은 돌인데, 석균이가 물놀이를 하다 말고 가지고 와서 부탁을 했다.
이런 돌멩이를 왜 보관하냐고 물어보니,
"저는 주으면 잘 못 버리겠어요. 이게 처음 주운 돌이라…, 버릴까요?… 못 버리겠어요. 그냥 가지고 갈래요."
어떤 마음인지 알 것도 같다.
그래, 손톱 보다도 더 작은 평범한 돌멩이이지만 너에게는 특별한 돌이 되었구나. 세상 어떤 작고 하찮은 무엇도 누군가에겐 특별한 무엇이 될 수 있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