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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행하는 SUN Jan 12. 2023

빨래방, 로컬식당, 타닌시장

치앙마이 살아보기 9일

어제 밤늦게 방을 바꿔 들어오는 바람에 잠을 설쳤다.

그래도 짐 다 풀어 서랍서랍 채우고 나니 이제 내 집 같은 느낌이다.


편의점서 사온 우유와 시리얼로 간단하게 아침을 해결하고 밀려있던 빨래를 하러 갔다.

otteri는 요즘 많이 생기고 있는 체인 코인 빨래방이다.

매주 수요일 20밧 할인을 하지만, 오늘은 그냥 체험해 봤다.

한국에서 건조기 사기 전에 빨래방에 몇 번 가봤었기 때문에 조작이 어렵지는 않았다.

기계가 이상 했을 뿐.

건조기가 내 40밧을 먹고 스타트하지 않았다.

어쩌나 싶어 문의할 수 있는 곳을 찾아보니 라인 아이디가 있었다.

나는 과감하게 라인에 친구로 등록하고 내 사랑 ‘파파고’를 돌려가며, 사진 찍어 인증 샷을 올렸다.

내 40밧을 돌려받았다.(또 셀프칭찬. 토닥토닥)

나, 현지인 같다.

단지, 말을 못 할 뿐이다. 

돈 돌려받는 과정도 재미있었다.

사장님이 온다더니 빨래 끝날 동안(다른 기계로 돌려서 잘 말렸음) 오지를 않았다.

그래서 나중에 오면 전화하라고 하고 그냥 갔는데 남들 못 보는 곳에 돈을 숨겨두시곤 사진 찍어 라인으로 보내셨다.

길 가다 찾아가라며.

그래서 점심 먹고 돌아오는 길에 찾아왔다.     


오늘 한국서 오신 여행자 분께 도움 받아 깟수언깨우에 다녀오려 했는데 콘도 방에 문제가 있어서 오후 일정은 다 없는 걸로 했다.

그래서 균스형제는 물놀이.

1일 1 수영이다.

수영장은 낮은 곳도 있고 아이들 목까지 오는 깊이가 제일 깊다.

boon에서 키보다 깊은 곳을 경험했던 아이들은 깊이가 좀 아쉬웠다.

그래도 알아서 잘 논다.     


점심은 로컬 식당으로 갔다.

디비앙에 살았던 한국인들은 거의 다 아는 맛집이다.

구글 평도 좋다.

나는 입도 짧고 먹는 거 많이 가리는 줄 알았는데, 내가 나를 잘못 알고 있었던가 보다. 

다 맛있다.     

균스형제는 어묵고기국수가 맘에 들었다.

상균이는 쌀국수 골라먹고,

석균이는 어묵이랑 고기랑 숙주를 골라먹었다.

내 입엔 돼지갈비찜 같은 게 딱이었다.

덮밥으로 시켰다가 결국 고기 한 접시 더 시켰다.

우리는 5인분을 먹었다.

여기, 양이 적은 거라고 누가 말해주면 좋겠다.

그러면 맘 편하게 먹을 수 있겠는데...     

디비앙으로 돌아오는 길에 피트니스클럽에 가고 싶다 해서 관리인 불러 지문 인식도 마쳤다.

오후에 내가 살짝 자는 동안 둘이 무전기 들고나가서 놀다 왔다.      

    

저녁거리를 찾으러 집 앞 타닌시장으로 걸어 나갔다.

가다가 만나는 신기한 가게들.

나는 분홍색 계란에 꽂혀서 값이 2배임에도 후딱 집어 들었다.

망고는 안 까주고 두 개에 15밧.

그리고, 김치 담글 재료도 사 왔다.

알배추 몇 개랑 쪽파, 마늘이 다다.

오믈렛 만들 양파도 몇 개.

내일은 균스형제랑 김치를 담글 예정이다.

아침에 먹을 빵도 사고, 요구르트도 큰 걸로 하나씩 먹었다.     

석균이 좋아하는 그림들이 잔뜩 걸린 화방 앞에서 그림 그리고 있는 사람 발견.

옆에서 한참을 물어보고, 물어보고 사진도 찍어 달라는 석균.      

돌아오는 길 양손 가득인데 내손은 가볍다.

상균이가 나는 무거운 거 못 들게 한다.

츤데레 사랑꾼이다.     

결국 시장 한 바퀴 다 돌고 집 앞에서 저녁은 해결했다.

돈가스에 치킨에 후렌치프라이, 딸기스무디.

절대 맛없을 수 없는 조합이다.

거기다 음식 나오기까지 너무 오래 걸려서 배가 더 고파지는 바람에 더 맛있게 먹을 수 있었다.     


집에 와서 남편이랑 통화를 하는데,

“상균이는 이랬고,

석균이는 이랬어. “

둘이 투닥일 때도 있지만 

아이들의 이런저런 행동들을 남편에게도 자랑하고 싶었나 보다.

‘아, 우리 아들들 이런 아들들이었구나’

또 한 번 사랑이 샘솟는 나는 고슴도치 엄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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