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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행하는 SUN Jan 27. 2023

닭백숙이 생각나는 방갈로

치앙마이 살아보기 23일

차량이 있으니 기동력이 생긴다.

없어서 못한 것은 없었지만 있으니 할 수 있는 것들이 늘어났다.

그래서 차량은 남은 기간 추가로 연장했다.


오늘은 하루종일 쉬는 모드니까 자연을 보며 쉬는 걸로 했다.

가는 길에 럭키치킨에 들러서 차에서 먹을 치킨을 샀다. 

텐션이 갑자가 오르기 시작했다.


'훼이텅타오'는 집에서 25분(막히는 거 감안해서)이면 도착하는 곳이다.

입구 쪽에서 1인당 50밧의 입장료를 내면 방갈로를 배정받는다.

방갈로에서 음식을 주문하고 그 값을 지불하면 된다.

우리가 이곳에서 쓴 비용은 입장료 포함 총 550밧.

우리 돈으로 2만 원이 안 되는 돈이다.

호수가로 방갈로들이 예쁘게 자리 잡고 있다.

현지인들은 이곳에서 수영도 한다.

우리 옆자리에는 여대생 셋이 점심식사에 맥주도 한 잔씩하고 돌아갔다.

운전을 해야 하니 맥주 한 잔 못하는 건 좀 아쉬웠다.


우리는 책도 읽고 음악도 배경음악으로 틀어놨다.

균스형제는 원카드도 하고, 나는 누워서 낮잠도 잤다.

발만 물에 담그고 놀기도 하고 그 발로 다슬기도 잡았다.

산 쪽에서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에 벌레도 없어서 더 좋았다.

시내에서는 느끼지 못한 이국적인 풍경을 이곳에서 느낄 줄이야.

방갈로 옆에 플라스틱 통이 두어 개씩 달려있는데 비상시에 던져서 사람을 구하는 용도란다.

균스형제 재난수영 할 때 봤던 것들이다.


한참 놀고 있는데 정말 저 옆에 옆에 있던 방갈로에서 대여섯 살 먹은 남자아이가 물에 빠졌다.

다행히 물이 깊지 않은 곳이어서 엄마가 바로 꺼내주긴 했지만 정말 아찔했다.

물놀이를 하러 온 게 아니었던지 아이는 여분의 옷이 없는 듯했다.

젖은 옷을 다 벗겨서 난간에 걸쳐 놓고 엄마가 꼭 안아주고 있었다.

석균이에게 내가 가지고 간 큰 스카프를 가져다주라고 했다.

부끄러워하면서도 가져다주고 와서는 뿌듯해한다.

누군가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면 그것 만으로도 행복할 수 있다.

또 내가 어려운 상황일 때 나에게 그런 도움을 주는 사람이 꼭 있을 거라고 믿는다.

옆에 옆에 방갈로 손님들이 손을 흔들며 고마움을 표시해 줬다.

우리는 아무것도 아닌 일에 또 기쁘다.

배가 고프지는 않았지만 마늘이랑 같이 튀겨낸 생선 요리와 매운 돼지고기볶음을 시켰다.

생선은 간이 안되어 있었지만 맛있었고 돼지고기는 거의 남겼다. 


집에 오는 길에 탄닌시장에 들러 김치거리랑 망고를 샀다.

아이들 수영하는 동안 나는 두 번째 김치를 담갔다.

지난번보다 많이 담갔다.


오늘 저녁은 김밥이다.

재료가 부족해서 계란말이 김밥을 하려고 했는데 김밥이 안된다.

안남미로는 김이 말아지지를 않는다.

싸 둔 건 아이들이 먹고 나는 남은 밥으로 된장죽을 끓였다.

두부가 많이 들어간 된장찌개가 먹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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