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평균, 만 오천보 여행 / 5일

먹기 위해 걷는 것인가, 먹었기 때문에 걸을 수 있는 것인가.

by 여행하는 SUN

"지금 몇 시죠?"

"3시 20분"

오전 내내 밖을 돌다 잠시 쉬러 집으로 들어가는데 상균이가 물었다.

"그럼 또 나와서 저녁 먹는 거예요?"

도무지 먹는데 쉴 틈이 없으니 밥때가 되면 슬슬 부담스러워진다.

우리 위장도 좀 쉬어가야 할 텐데...

오늘 저녁은 최대한 간단한 걸 찾아보기로 했다.


편의점 도시락보다 맛있는 도시락을 찾다 보니 집 앞에 도시락 가게가 몇 곳 있었다.

그래서 아침은 소풍 가는 기분으로 도시락을 포장해 해수욕장에 가기로 했다.

집 바로 앞에 도시락 가게는 이미 품절이고 바닷가 가는 길에 체인점 도시락가게 '호또모또'가 있어서 거기서 포장했다.

어제 마신 세븐일레븐 커피가 맘에 들어 커피도 테이크아웃 해서 좀 많이 걸었다.


사실 며칠 전에 혼자 자전거 타고 왔을 때 바닷가 근처에서 도시락 먹던 사람들이 보기 좋아서 나도 한번 따라 해 보는 거다.

휴일이라 사람들도 더 많았는데 오늘은 우리가 그들의 부러움의 대상이 됐다.

게다가 맛있기까지 하니 참 좋은 한 때가 되었다.


지난번에 문을 닫아서 못 올라갔던 나미노우에신사에서는 오늘 개천절 행사가 있었다.

어디서나 소원을 비는 사람들이 많다.

작고 아담한 신사를 둘러보고 반대편 해변으로 내려갔다.

한참 돌 던지기 하고 노는데 빗방울이 하나씩 떨어졌다.

오전에 비 소식이 있어서 우리는 류보백화점에서 나머지 시간을 보내기로 했다.


여행 가면 어디서든 예쁜 앞치마를 사고 싶었던 나는(내가 집에서 제일 자주 쓰게 되는 주방 아이템이니까 좋았던 기억을 앞치마를 두를 때마다 떠올릴 수 있지 않겠나...)

여기저기 둘러보다 꼭 맞는 앞치마를 찾았다. 마네킹이 입고 있던 하나 남은 아이템. 30프로 세일도 한다니 이 얼마나 나이스한 타이밍인가.

지하 1층 식품코너에서 점심을 먹으려 했는데 사람이 많아서 포기했다. 정신없어서 못 먹을 것 같아서 붕어빵 하나씩 들고 나와 다를 맛집을 찾았다.

류보백화점 바로 맞은편에 돈가스가게가 있는데 사람들이 자꾸 들어갔다. 우리도 따라 들어갔다. ^^

한국의 돈가스는 이미 넘사벽이다. 이곳에서도 물론 맛있게 먹었지만 한국 집 앞 돈가스맛집이 생각나는 건... 어쩔 수 없었다.


다시 집까지 걷는데 또 비가 내렸다.

제법 비줄기가 굵어져서 잠시 맥도널드에 들러 후렌치프라이에 쉐이크 하나 더 먹었다. 한국보다 감자 양이 많다. 너무 좋아~


집으로 돌아와 잠시 쉬며 렌터카 업체에 기간 연장 문의도 했다.

나하시에서 뚜벅이로 여행하기에 한계가 있어서 차를 며칠 빨리 렌트할까 했는데 이미 풀부킹이라고 했다.

어쩔 수 없지. 더 걸어야지..

우리 요즘 평균 만 오천보 이상 걷고 있다.


내가 필요한 게 있어서 유니클로에 들러 저녁을 먹으러 갔다.

첫날 먹은 튀김과 할머니가 끓여주시는 우동을 두고 고민했는데 가위바위보로 튀김으로 먹기로 정해졌다.

그런데 예약을 안 하고 갔더니 자리가 없다.

어쩔 수 없었지만 먹고 싶었던 게 또 있었으니까^^

우동 맛있게 먹고 나왔다.

밥 먹고 나오니 벌써 어두워져 있다.


오늘 상균이는 2만 보 넘게 걸었다고 했다.

많이 먹지만 그만큼 걸으니 내 몸에 덜 미안한 걸로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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