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는 게 좋아지는 여행 / 4일

맛있는 하루들의 연속

by 여행하는 SUN

"오늘은 어땠어?"

집에 돌아와 씻기 전에 아이들에게 물었다.

"맛있는 하루였어요!"

씸플 한데, 정말 좋았다는 소리로 들린다.


아침은 편의점 도시락을 먹기로 하고 집 근처 편의점을 돌아보려 했는데 집 앞 로손에서 아침에 들어온 도시락을 정리 중이었다.

먼 곳까지 가지 않고 여기에서 세 개 골랐다. 오므라이스랑 돈가스, 모둠 도시락이다.

바나나도 한 묶음 사고 우유푸딩이랑 우유도 하나 더 샀다.

한국에서도 먹어본 적 없는 편의점 도시락을 여기에서 처음 먹어 본다.

전자레인지에 2~3분 돌리니 밥도 따뜻하고 먹기에 좋았다.

아이들도 새로운 경험이다. 내 입엔 오므라이스가 제일 맛있었다.


영어단어시험도 다 봐서 나가려고 하니 비가 억수같이 쏟아졌다.

비는 오전에 그칠 예정이라 잠시 쉬어가기로 했다.

쉬는 동안 넷플릭스로 한국에서 보던 슬램덩크를 이어봤는데 일본에서 접속하니 일본판이 나온다.

자막을 영어로 하고 보는데 한국에서 보는 거랑 그림이 다르다. 퀄이 더 좋다. 뭐지?

상균이 말로는 방송에 나오는 애니메이션 분당 컷수 규정이 다르기 때문이라고 하는데... 맞는 말인지 아닌지는 확인 안 해봤다.

여하튼 한 편 보고 나니 비가 멎었다.


이렇게 비가 오는 날에는 국물이 당긴다.

단보라멘을 너무 맛있게 먹은 우리는 지인이 추천해 준 이츠란라멘으로 가 보기로 했다.

주문방식은 키오스크라 같은데 한사람씩 먹을 수 있게 칸막이 형식인 게 독특했다.

조용히 먹는 것에 집중할 수 있다.

맛도 좋았고 분위기도 좋았는데 아빠랑 함께 온다면 단보라멘으로 가기로 했다.

음식에 집중할 수 있지만 나눠먹긴 힘들다.

그리고 만두가 없다.


오키나와에 와서 거의 모든 음식에 성공하고 있는데 카페는 그렇지 못하고 있다.

집 근처에 카페가 없기도 하고 디저트랑 커피를 함께 여유 있게 즐길 곳이 별로 없다.

그래서 나온 김에 스타벅스에 갔는데 또 책을 두고 왔다.

급 사다리 타기로 집에 가서 책 가지고 오기를 했는데 석균이 당첨이다.

혹시 몰라 와이파이공유기는 석균이가 가지고 15분 거리 집까지 혼자 다녀왔다.

전혀 불안하지 않다. 석균이는 오히려 좋다고 했다.

갈 때는 지도 확인하며 가고 올 때는 사진 찍으며 왔다고 했다.

사실 이렇게 어쩌다 혼자 있는 시간이 생길 때 많은 생각을 할 수 있어서 가끔 아이들에게 이런 시간을 주는 것도 좋다.

석균이 덕분에 오늘 읽을 책 분량은 읽고 오후 일정을 보낼 수 있었다.


시내에서 멀리 떨어진 곳으로 가보기 위해 우리는 또 유이레일을 탔다.

우라에노 성터까지 걸어가서 근처를 돌아보고 맛있는 거 있으면 먹고 오자고 나선 길이다.

레일에서는 말하지 않아도 일본 할머니께 자리를 양보하는 석균이, 잘 키웠다.

성터는 전쟁으로 거의 파손되고 다시 일부 복원한 것인데 역사적 의미보다는 우리에게 산책코스로 더없이 좋았다.

날이 흐리고 바람도 불어줘서 오르막이 많은 곳인데도 힘이 들지는 않았다.

가는 길에 학교들이 있는데 동아리 활동 중인 운동부 아이들이 보였다. 유난히 야구부 학생들이 많이 보인다.

미군의 영향을 많이 받아서 인지 야구나 농구를 많이 한다고 들었다.


그래도 한참 걸었더니 당이 떨어지긴 했다.

가까운 편의점을 찾아 당충전 하고 다시 역으로 걸어왔다.

맛집은... 없다.

음식점 자체가 많지 않았는데 우린 야끼니쿠를 가려했기에 다시 집 근처로 왔다.


동네 산책 다닐 때마다 봤던 곳으로 왔다.

볼 때마다 '저기 가봐야지'했던 곳이다.

메뉴에 사진이 없어서 일단 두 종류 시켜보고 둘 다 양념이라 생고기로 더 시켜서 8인분 먹었다.

반찬이 없어도 와사비랑 고기랑 밥만 먹어도 살살 녹는다.

각자 고기 한 점씩 올리고 기다리고 먹고.

못 기다리고 한 점 더 올리고... ㅋㅋㅋ

사장님 혼자 하는 곳이고 주문하면 바로 고기 자르고 칼집도 내고 양념도 해서 주는 곳이라 맘의 여유를 가지고 기다리면 된다.

그래서 추가 주문은 미리미리 하는 게 좋다.


책도 다 읽었으니 독서록 올리고 일찍 자면 된다.

오늘은 발바닥이 뜨겁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