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키나와여행에서 내 기도가 이뤄진거야? / 11일

그래도 미끄럼틀은 위험해

by 여행하는 SUN

오늘 한국에서는 남편이 하루종일 바빴다.

회사일도 바쁜데 내일부터 휴가라 정리하기도 힘들었을 거고 1년 넘게 비어있던 집도 갑자기 매매 계약이 이뤄졌다.

그 와중에 자동차 타이어도 구멍이 나서 때웠다고 했다.

내일 오전 비행기라 집에 가면 또 짐 싸고 정리도 해야 한다.

공항은 늘 서로 데려다줘서 공항버스 타고 가는 게 쉬울지도 모르겠다.

그 힘든 걸 끝내고 내일이면 남편은 우리를 만나러 온다.


미카도에서 먹었던 오키나와식 가정식이 생각나서 아침 일찍 문 여는 식당을 검색했다.

8시 15분에 문 여는 식당이 미카도 바로 뒤에 있다.

메뉴도 비슷한데 이름도 비슷한 미카사다.

어려서는 가지 같은 거 쳐다보지도 않았는데 요즘 가지 요리가 너무 맛있다.

오늘도 나는 가지가 들어간 소고기가지두부된장볶음을 주문했다.

아이들은 아는 맛 가라아게를 주문했다.

한국에는 닭집이 많기는 하지만 일반 식당에서 닭튀김과 밥만 주는 메뉴는 잘 못 봤었다.

모든 메뉴에 밥과 국물이 함께 나오는데 국물은 생강이 많이 들러간 국물에 소면이 조금 들어있다.

일찍 나온다고 나왔는데 아이들 단어시험 다 보고 나오니 10시가 다 되어갔다.

개인적으로 맛은 미카도가 승이다.


날씨가 너무 좋다.

차에 선팅이 약하게 되어 있어서 인지 운전하기 힘들 만큼 햇빛이 강했다.

첫 도착지는 유구팔사 후텐마궁이다.

행운을 빌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찾는 오래된 작은 신사다.

사원 뒤쪽에는 종유석동굴이 있는데 미리 이름 쓰고 대기실에서 대기하면 안내하시는 분이 20분 간격으로 안내를 해 준다.

도어록으로 잠긴 문을 열고 복도를 따라 들어가면 마주치는 동굴이 인상적이다.

작은 동굴이라 둘러보는데 5~10분이면 족하다.


동쪽의 공원을 찾아서 오키나와 종합공원으로 갔다.

어린이 놀이터도 있고 바다도 바로 옆이라 군것질거리 사서 좀 쉬었다 가기로 했다.

가는길에 세븐일레븐에서 드디어 블루베리치즈샌위치를 찾았다.

비록 하나지만 이걸 찾으려고 며칠을 세븐일레븐만 돌고 있었는데 지나가는 편의점에서 찾으니 얼마나 반갑던지.

아이스 라테도 한 잔 사고 크림이 들어간 붕어빵 모찌랑 음료수도 사서 공원으로 갔다.

공원 중간에 호수도 있고 놀이터도 너무 예쁘다.

아기 안고 도시락 먹다가 아기 머리에 음식 흘리는 아빠도 보고, 단체로 소풍 온 유치원생들도 봤다.

농구코트에 놀러 온 예쁜 세 자매는 우리에게 손을 흔들어줬다.

여기 농구코트 너무 좋은데 우리는 공이 없다.

얼마나 아쉽던지...

오후에 집 근처 스포츠용품 샵에서 농구공 사버렸다.

차에 두고 다니면서 공놀이하려고.

공원 한쪽에 캠핑장도 있었다.

우리는 바닷가 쪽으로 나와서 한참을 해변 따라 산책도 즐겼다.

나오는 길에 아쉬워서 미끄럼틀을 타다가 앞으로 고꾸라졌다.

(내가 미끄럼틀을 잘 못 타기도 하고 무서워한다.)

아직도 욱신거린다.

전투의욕 급 상실.

피곤합이 몰려온 나는 근처에 쉴 곳을 찾아달라고 아이들에게 부탁했다.

근처 카페로 가서 당도 충전하고 책도 읽으며 쉬어가기로 했다.


지난번 마트에서 샀던 군고구마가 생각나서 오늘 저녁은 군고구마에 컵라면을 먹기로 했다.

간 김에 옆 스포츠용품 샵에서 농구공도 사고 즉석밥도 사서 집으로 돌아왔다.

야끼도리를 포장해 가려고 했는데 포장도 2시간 걸린다는 주인아저씨.

오늘도 꼬치는 포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