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게 즐기는 오키나와 가족여행의 시작 / 12일

by 여행하는 SUN

나는 주입식 교육을 하는 엄마이기도 하다.

"엄마 정말 잘하지?"

"엄마, 아빠 외롭게 하지 마라."

"너희도 크면 엄마 데리고 공연도 보러 가고 여행도 함께 가야 해."

"맞아, 너는 예쁜 말 참 많이 해"

"이런, 츤데레 같으니라고."

"너희는 아침형 인간들이지."

"우리 가족이 제일 행복해 보여."

그러는 사이에 우리는 정말 그런 사람, 그런 사이, 그런 가족이 되어있다.


아침 5시 반에 알람을 맞춰두고 남편을 깨웠다.

다시 잠들지 못한 나는 남편이 비행기 탈 때까지 카톡도 하고 통화도 하며 함께 출국을 경험했다.


어제 마트에서 사둔 즉석밥이 있어서 호또모또에서 반찬마 사서 집으로 왔다.

오늘도 하늘이 예사롭지 않다.

아이스커피도 한 잔 사서 신나게 걸어왔다.

공항 근처로 농구장을 검색하니 추라 선비치 공원에 있다. 공원도 넓고 해변을 끼고 있어서 우리는 오전 시간을 이곳에서 보내기로 했다.


딱 봐도 농구장인데... 도색 중이다.

오늘 이용은 안될 듯. 하지만 골은 못 넣어도 여기저기 드리블 하는 것만으로도 신이 난 아이들이다.

날씨가 좋고 바다도 너무 예쁘고 바람도 시원하니 아이들 기분이 덩달아 업 되는 듯했다.

한참을 함께 뛰고 공을 튀기다가 나는 책을 읽고 아이들은 둘이 공원을 휘젓다 돌아왔다.


한국에서 빠른 길 찾기를 하는데 공항버스 시간이 뜨지 않아 잠시 당황했다지만 남편은 무사히 오키나와에 도착했다.

요 며칠 햇빛이 강해서 여행자의 모습이 완연한 우리와 달리 아빠는 쌔삥한 모습으로 청년미 넘치게 걸어 나왔다.

열흘 남짓 길지 않은 시간이었는데 너무 반갑다.

이제 우리 완전체 여행을 시작한다.


일단 집으로 와서 주차해 두고 동네를 돌기로 했다.

점심을 먹어야 하는데 야끼도리 가게 문이 열려있다.

손님도 한 테이블뿐이다.

저녁까지 기다리면 또 못 먹을 것 같아서 그냥 먹었다.

맛있게 먹었다.

꼬치 12개에 볶음밥 2개 오리온 맥주 4잔 마셨다.

어디서 배워왔는지 남편이 용감하게 일본어를 한다.

"샤초오상, 오리온 삐이루 못토쿠다사이(사장님, 오리온 맥주 더 주세요)."

이곳 구글평에 별점 낮은 사람이 쓴 후기를 봤는데 마지막 음식까지 나오는데 2시간 걸렸다는 평이 있다.

내가 보기에 이곳 사장님은 일부러 그리 주신다.

꼬치도 한 번에 몽땅 가져다주지 않고 다 먹을 즈음 나눠서 가져다주시고 볶음밥도 한 번에 2인분이 아니고 나눠서 주신다.

꼭 코스요리 먹는 것 같아서 나는 너무 좋다.

계속 뜨거운 꼬치 먹는 것도 너무 좋다.


렌터카가 있지만 시내를 걸어 다닐 수 있는 날은 오늘이 마지막이라 차는 주차해 두고 오후 내내 걸었다.

편의점도 들르고 공원도 들르고 동네 마트랑 국제거리도 걸었다. 다리 풀리게 많이 걸었다.

걷다가 너무 힘들어서 5시 넘어 집으로 돌아왔다.

남편은 한 시간 자고 각자 침대서 휴식시간을 가졌다.


그리고 또 먹으러 출발.

마제소바집을 일산에서부터 찜 해 둔 곳이 있어서 먹으러 갔다. 기본 마제면으로 상균이랑 남편은 곱빼기, 나랑 석균이는 적당한 양을 주문했다.

계란 노른자와 가쓰오부시향이 어우러지는 독특한 맛이다.

여기에 후추랑 고추기름 양념을 추가해 먹으니 더 맛있었다.

나중에 밥도 조금 주는데 남는 양념에 비벼먹으면 맛있다.

내 입엔 조금 짜지만 오키나와에서 먹은 음식들이 다들 짜서 인지 그래도 맛있게 먹었다.


마제소바집이 국제거리 쪽이라 이번에는 반대쪽으로 돌아서 집까지 걸어왔다.

류보백화점 앞에서 버스킹 공연도 잠깐 보고 밤에 못 보던 유흥가의 모습도 보며 걸었다.


여행 첫날에 배부름의 여행을 알아버린 남편.

그래도 함께 맛집을 찾고 함께 그 맛을 공유할 수 있어서 기대되는 내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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