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앙마이 살아보기 44일
11시에 체크아웃하기로 했는데 10시에 콘도 매니저가 왔다.
아침을 일찍 먹는다고 먹었지만 정리하고 짐 싸는 일이 여간 번거로운 게 아니다.
그래도 평소에 자기 자리를 잘 잡고 있던 물건들 덕분에 짐 싸는데 오랜 시간이 걸리지는 않았다.
한글 책이 부족한 여행자들에게 책 나눔 하고 싶었는데... 그러지를 못해서 아쉬운 상황이다.
남편은 아이들이랑 자전거를 타러 나가고 나는 기본적인 정리까지 끝냈다.
나가는 길에 콘도 수영장 앞에서 사진도 찍고 아쉬운 마음을 달랬다.
점심 먹으러 가는 길에 싼티탐을 살짝 돌며 동네에 안녕을 말했다.
'내가 다음에 또 치앙마이에 올 수 있을까?, 아이들이 나중에 어른이 되면 이곳을 추억하며 찾아올 수도 있을까?' 가는 길이 아쉬운지 기분이 계속 다운됐다.
점심 먹으러 센트럴페스티벌 치앙마이로 왔다.
치앙마이서 제일 큰 쇼핑몰이라고 해서 점심이라도 먹고 가자고 왔다.
나름 스테이크도 시키고 신선한 샐러드도 먹었는데 큰 감흥은 없었다.
그래도 남편이 태국음식 입에 안 맞는다고 하더니 여기 똠양꿍은 두 그릇 먹었다.
혹시... 이제 적응하는 거 아닐까?
적응하자마자 이별?
집에 가려고 보니 아무래도 망고가 부족하다.
여기저기 돌아다녀 봐도 망고는 와로롯이 좋아서 그냥 또 와로롯으로 왔다.
때깔 좋아 보이는 걸로 적당히 흥정하고 잘 샀다.
1층 바깥쪽으로 옷가게들이 많이 있는데 집에서 입을 티셔츠는 대량 구매 했다.
모든 디자인 100밧이다.
티셔츠, 나시 잘 섞어서 구매했다.
남편이 아주 적극적이다.
10년도 전에 신혼여행 때 받은 기념 티셔츠를 아직도 입고 있는데 질도 좋고 제일 편하다며 그런 티셔츠를 사고 싶다고 했었다.
관광지를 가기엔 좀 그렇고 시장에서 따라다니느라 애쓴 아이들을 위해 빙수를 사주기로 했다.
빙수는 서울마인드.
가기 전까지 1일 1 망고 실천하고 간다.
남편은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떡볶이를 시켰다.
균스형제가 원하는 기념품을 아직도 사지 못했다.
어디에서 사야 할지 고민하다 와로롯도 보고 나이트바자도 봤지만 못 사고 있었다.
결국 우리는 코끼리를 사기로 했다.
가격은 좀 있지만 석균이가 볼 때마다 가지고 싶어 하던 두리안코끼리다.
두리안은 맛없었지만 두리안 코끼리는 너무 귀엽다.
님만해민에서도 봤었던 Elephant parade shop에서 샀다.
핑강근처에 샵이 있었다.
핸드 페인팅한 작품들로 다양한 작가들의 작품이 판매되고 있다.
판매 수익금의 일부는 학대받는 코끼리를 위한 곳에 쓰인다고 한다.
우리 렌터카는 8시에 반납하기로 되어있다.
집에서 받아서 공항서 반납하니 편하기도 하다.
반납할 때는 디파짓 3000밧을 돌려받았고 특별히 차를 살펴보지는 않았다.
별일 없이 차량 반납이 끝나서 다행이다.
짐이 많아서 인천공항서 일산 들어가는 게 살짝 걱정된다.
수화물을 부치는데 추가 40kg을 신청했는데 50kg을 훌쩍 넘겼다.
게다가 캐리어 하나당 최고 32kg까지라고 한다.
예상은 했던 터라 짐을 꺼내 다시 재정비했다.
큰 짐 두 개를 수화물로 보내고 나니 돌아 다니기는 훨씬 편해졌다.
일찍 올라와서 커피에 컵라면도 먹고 나는 마사지도 받았다.
한 시간에 400밧을 내고 발마사지 받으려니 손해 보는 기분이기도 하지만 지루하지 않게 비행기를 기다릴 수 있어 좋다.
싼티탐에서보다 힘도 약하고 포인트도 살짝 나가서 삐끗삐끗했다.
남편이랑 같이 받으려고 했는데 남편은 패스시켰다.
아이들은 상균이가 산 열쇠 기념품 가지고 기다리는 시간 잘 놀았다.
탑승시간 가까워져서 우린 양치까지 끝내고 개운하게 집으로 돌아간다.
치앙마이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