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밤 또 여러명의 젊은이들이 긴밤을 불태운다. 응원한다’
오늘(6일) 새벽까지 아들 방에 불이 켜져 있다. 뭐 하는지 물어보니 오늘 무박 2일, 해커톤 대회를 준비하는 중이라고 한다. 해커톤(Hackathon)이라는 단어를 수년 전 처음 듣고 무슨 뜻인지 무척이나 어려웠던 기억이 있다. 챗GPT 열풍이 이 나라를 휩쓴 이후부터 해커톤에 관한 기사를 자주 볼 수 있었다.
기성세대인 나는 해커톤을 어떤 문화로 받아들여야 할지 사실 어리둥절하다. 지금도 사실 정확히 어떻게 이해하고 있는지 스스로 설명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직접 해보지 않아서 오는 거리감과 50대 후반 기성세대로 알고 있는 인공지능에 대한 지식이 거의 바닥이기 때문일 거다.
아들이 대학교 4학년부터 간혹 ‘해커톤’을 간다며 짐을 챙겨 갈 때는 뭘 하는 건지, 친구들이랑 어디 게임대회에 가는 건가 하는 정도로만 받아들였다.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는 24년 11월 말쯤, 아들이 용인으로 해커톤‘ 구름 톤 유니브(단풍톤)’에 갈때였다. 해커톤은 1인이 참여하는 게 아니라 여러 명이 대회에 참가하기 전 사전 기획하고 논의하는 과정이 매우 중요하다고 하면서, 6명이 팀을 구성했고 타 대학 청년들과 각각 역할을 분담해 미팅하고 있다는 거다. 실제 관심을 가진 건 아들이 ‘자립 준비 청년에 대해서 아느냐?’라고 물어보면서다.
시설에서 사회로 나와 혼자 홀로서기를 해야 하는 젊은 청년들이 막막해하는 세탁기 사용법, 세금 문제, 무엇보다 혼자라는 두려움 이러한 것들을 AI 기술로 연계하는 주제를 정했다고 했다.
‘나는 늦을까 엄마가 깨워주잖아요. 이 친구들은 혼자이니 알림을 못 들으면 다시 자게 된다. 혼자가 아니라는 걸 사회적 부모를 만들어 주면, 그 외로움이 조금은 덜해지지 않을까요?’
내심 많이 놀랐다. 젊은 대학생들이 사회문제에 이렇게 구체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해결책을 더군다나 AI와 함께 해결하기 위한 대회라는 것에 사실 충격을 받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렇게 해커톤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이제 해커톤에 대한 정보는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공공기관, 대학, 기업에서 다양한 주제를 가지고 해커톤 대회를 개최하고 있다. 단시간 개최 목적에 맞는 아이디어로 실제 작동하는 앱이나 웹 서비스를 그 자리에서 발표하면서 결과, 시상까지 한다.
참여하는 젊은이들은 짧은 시간에 쥐어짜 낸 아이디어로 결과물을 도출하는 과정과 같은 공간에서 다른 팀이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을 직접 보면서 큰 성취감과 몰입이 주는 쾌감을 경험한다고 한다. 실제 무박 해커톤에 참여한 아들에게 물어보니 자정을 넘기며 밤을 새우면서 진행되는 아이디어 회의와 AI를 활용한 기술을 접목한 결과물 발표할 때 다 같이 하나가 된다고 한다. 이유는 대회에 참가한 모두가 같은 공간에서 각 팀의 결과가 나오기까지 과정을 함께 하기 때문이다.
내가 살아온 시간과 지금 젊은이들이 살아가는 시간이 다른 것 같아도 결국은 같은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기성세대인 우리도 어떤 일을 해결하기 위해 밤늦도록 심지어 새벽까지 마라톤 회의를 했었다. 혼자가 아니었다. 그 일에 관여하는 여럿이 둘러앉아 이런저런 생각들을 모아 최고의 방법을 찾은 것과 해커톤이 무엇이 다를까? 다만 도구가 추가됐을 뿐이라는 생각이 든다. AI라는 도구 말이다.
이날 열리는 해커톤은 저녁 7시부터 ‘World 글로벌 생태계와의 연결 기회’라는 주제로 내일 오후나 돼야 끝이 난단다.
젊은이들이 삼삼오오 팀을 구성해 뜨거운 열정으로 오늘 밤을 불태울 거다. 참여하는 모든 이들이 한뼘 성장하는 좋은 밤이기를 응원한다. 내 세대를 이어 다음을 살아갈 후배 세대들이기에 더없이 소중한 이들이다.
26.2.6. 오마이뉴스 사는이야기에 기사로 게재된 글입니다.
기사는 오마이뉴스에서 수정한 내용으로 올라갔습니다.
https://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320519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