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살 아들의 편지
커피 마시기 좋은 오후에
우연하게 한 광고를 보게 됐어요
시간은 조금 지난 광고인데 40개월 미만의 초보아빠들을 대상으로 하는
몰래카메라 형식의 광고예요
질문 형식에 설문조사를 하고 있었는데
아이의 사진은 몇 장 갖고 계세요? 아이가 가장 좋아하는 음식은 무엇이죠? …
여기서 중간쯤 갔을 때 아이가 아닌 아버지로 질문 형식이 바뀌더라고요
아버지의 사진은 몇 장 갖고 계세요? 아버지가 가장 좋아하는 음식은 무엇이죠?
펜을 멈춘 초보아빠들에게 갑자기 영상 하나가 나옵니다
자신의 아버지가 미리 찍어 둔 영상이죠
" 아빠가 미안해 잘해준 게 하나도 없더구나 "
아주 짧은 광고의 영상이었지만 바로 저의 아버지가 생각이 났어요
그래서 아주 어렵지만 어렵지 않은 카톡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아버지 별일 없으시죠?
아들이 항상 뒤에서 응원 중입니다.
서른한 살이 되어서야 저는 이제 사는 게 조금 힘들기도 하고 때론 억울하고, 무섭기도 해요
제 나이 때 아버지가 열심히 살아가셨던 것처럼 저도 열심히 살다가 어느 날 지금의 아버지와
같은 나이가 되는 날도 오겠죠
그때는 아버지 마음을 조금이나마 더 공감할 수 있는 사람이 되겠지만 그때 가서 아버지와
할 수 있는 일들이 많이 없을 것 같아 슬프기도 합니다
한 여자의 남편으로서 그리고 아빠로서 지금은 당신 그 자체로서 살아가고 있는 아버지.
저한텐 아직 살아가면서 맞이할 수많은 역경과 고난, 그리고 외로운 날들이 많이 있습니다
이 모든 걸 이겨낸 아버지는 앞으로 계속 행복하게 살아가시는 모습이 참 보기 좋아요
욕심을 내려놓으면 행복은 가까이에 있다는 아버지 말씀이 맞는 것 같습니다
무언가 하고 싶은 게 있고 하고 싶은 게 생기신다면 주저하지 마시고 누릴 수 있을 때
누리셨으면 좋겠어요
아버진 그럴 자격이 있으니까요
항상 행복하고 좋은 일이 생기실겁니다
비 오는 날 오후 꿀꿀한 기분이 비가 와서 더 좋다는 기분으로 하루하루 열심히 살아볼게요
태어나게 해 주시고 여기까지 성장할 수 있게 도아주셔서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아버지.
라는 카톡을 남기고 솔직히 답장이 오면 읽씹? 하려고 했습니다.
많이 부끄러웠거든요.
그런데 생각지도 못하게 전화가 왔어요
이 전화를 받지 않으면 이상한 오해가 생길 것 같아 받았습니다 (이런 카톡을 한 번도 보내본 적이 없어서...)
아니나 다를까 전화를 받자마자
" 아들아 무슨 일 있니? "
" 아니요.. 그냥 비 오는 데 아버지 생각이 갑자기 나서요 하하하.."
" 그래..? 별일 없지? "
" 네.. "
" 아니 아빠가 네가 보낸 글 보고 감동을 받아서 마음이 이상하네? "
" 하하.."
" 우리 아들이 언제 이렇게 성장한 거야 아빠가 이렇게나 많이 늙어버린 건가?
아빠가 우리 아들 많이 사랑한다 우리 앞으로 더 열심히 살아보자! "
" 네 저도.. 사랑합니다! "
이렇게 전화를 끊고 나니 입가에 미소가 절로 지어졌어요
이 글을 읽은 여러분도 부모님한테 용기 내어 진심을 전해 보는 건 어떨까요?
그저 그랬던 하루가 정말 특별한 하루로 바뀔 수 있는 마법 같은 비밀은 바로
'용기 내어 전하는 나의 진심' 인 것 같아요.
당신에게 좋은일이 생길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