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지러워요. 그만 흔드세요.
20살. 어른이 되었다고 생각했다.
내가 대 여섯 살쯤, 그러니까 세상물정 모르던 코흘리개 꼬마여자애였을 때
어른이 되고 싶었던 적이 있었다. 같이 살던 대학생 친척언니처럼 그렇게
화장하고 예쁜 옷 입고 마음대로 하고 싶은 대로 하는 어른이 되고 싶었어.
40살. 어른이 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린다는 것.
나는 아직 직장동료 한마디에 울고 웃는 연약한 사람이며 지난 과거가 느닷없이
물귀신처럼 내 발목을 잡고 깊이를 알 수 없는 새까만 물속으로 곤두박질칠 때
아무것도 못하고 이틀이고 삼일이고 누워만 있는 사람이란 걸.
그러니까 나이가 먹었다고 해서 어른이 되는 건 아니고 또 완벽한 어른이란 없다는 것.
어른은 시간이 켜켜이 쌓이고 흔들리고 눈물도 나면서 완성되는 미술작품 같은 거라고.
나는 아직 나이만 먹은 사람이지만 시간이 걸려 언젠가 어른이 될 거라고.
완벽하지 않아도 실패하고 서툴러도 다 괜찮다고. 너는 너만의 멋진 작품이니까.
그냥. 나에게, 너에게 그런 말을 해주고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