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음식 그만 먹자. 이제
"이번 주 금요일 코리안 레스토랑 가자."
"코리안 레스토랑 또? 그래? 가자."
운이 좋았다.
일터에 마음맞고 손발까지 맞는 직장동료들이 있다. 그것도 세명. 이 친구들은 한국음식을 너무 사랑한다는 것. 육회 또는 게장.
퇴근하고 코리안 레스토랑에 가기로 했다.
근데 코리안 비비큐는 가격이 좀 나가는데. 일행 중 하나가 말했다.
얼마나 비싸? 배부르게 먹으려면 일인당 $60~70은 내야 될 텐데 괜찮아?
음 그럼 다른 거 먹을까?
그럼 국물 있는 거 괜찮아?
응응 다 괜찮아.
한국인인 나는 이 친구들을 어디로 데리고 가면 좋을까? 고민한다. 밴쿠버 랍슨거리엔 한국 음식점이 10개도 넘게 있는 것 같다. 어딜 갈까 생각하다 요즘 인스타에서 힙하다는 곳에 간다.
웨이팅이 한 삼십 분 걸린데 괜찮아?
그럼 괜찮지.
뭐 먹을까? 나 감자탕 좋아해.
그럼 감자탕 먹을까?
네가 한국말로 해 나 너 한국말하는 거 듣고 싶어.
그래그래.
냄비 하나에 $50불이 넘어가는 감자탕을 주문하고 치킨도 주문했다. 약간 짠 것 같아 물도 부어주고 고기가 질길 것 같아 가위로 고기도 잘라준다.
우리는 너랑 코리안 레스토랑 오면 행복해.
왜?
네가 다 해주잖아.
그럼 나한테 팁 주고 가.
농담이 오간다. 감자탕 위로. 양념치킨 사이로.
감자탕이 보글보글 맛있게 익을 때쯤 국그릇을 들고 기다리는 아기새 같은 동료들에게 고기랑 감자랑 하나씩 다 넣어주고 맛있어? 짜? 뜨꺼워? 매워? 괜찮냐 수십 번 묻는다.
사는 얘기 일얘기 하다 보니 시간이 가는 줄도 모르고 웃고 떠들었던 금요일 저녁. 그래 사람 사는 게 다 똑같지 맛있는 음식 먹으면서 얘기하고 그러는 거지.
우리 다음에 감자탕 또 먹으러 가자.
그래. 언제든지 좋지. 다음번엔 내가 우리 집에서 해줄게.
감자탕 덕분에 한국음식 덕분에 좋은 사람들과 좋은 시간을 보냈다.
알럽 코리안 푸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