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1시 반. 일이 끝났다. 오랜만이었다.
호텔에서 일을 한건.
사람들이 먹고 마신 접시나 와인잔을 치우는 일. 남은 음식을 포크로 긁어서 한데 모으는 일.
10시간 넘게 내가 했던 일. 사람들은 반짝거리는 드레스를 입고 멋진 턱시도를 걸치고 흥겨운 밴드에 춤을 추었다. 참 이상한 기분이다.
10년 전 같은 일을 했다. 그때 난 내가 너무 초라했다. 비참했고. 캐나다까지 와서도 난 힘든 것들을 스펀지처럼 모조리 빨아들인다고 역시 난 안되나 봐 좌절했다. 나중에 다시 호텔일을 하게 된다면 그런 감정을 느끼지 않게 잘살아야지. 발전해야지. 퇴근하고 일기장에 적었던 기억.
10년이 지난 지금 난 원하던 곳에 취직하고 사랑하는 가족 친구 집. 사랑하는 것들을 캐나다에 많이 만들어놨네.
온통 검은 옷을 입고 쪼그려 앉아 누가 먹다 버린 새우꼬리를 손으로 집으면서 웃음이 났다.
사는 건 힘들지만 포기하지 않으면 중간에 멈추지만 않으면 빛나는 순간이 선물처럼 온다고. 그래서 살아볼 만하다고 인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