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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로진 Mar 15. 2024

이제 우리는 품위를 만들어 갈 때입니다

2. 한국인의 품위?

나는 유목 사회에 살면서 우리와는 약간 다른 그들의 품위를 느꼈다. 이들은 비록 현재 한국인들보다 경제적인 형편이 좋지 못하지만 결코 품위적인 면에서는 뒤떨어지지 않았고 오히려 한참이나 앞서 있는 것 같았다. 우리나라에 이런 말들이 있다. ‘졸부’, 이 단어에 대해 뜻을 검색해 보았는데, 두 가지의 뜻을 갖고 있다. 첫째는 ‘졸렬한 사내’ ‘졸장부’ 둘째는 졸지에 부자 된 사람을 뜻한다. 비정상적으로 많은 수익을 단기간에 올려 벼락부자가 된 사람이다. 이런 사람들은 대부분 허세를 부리며 무분별하게 돈을 쓰고 다니고 갑질도 서슴지 않는다. 어쩌면 ‘졸부’가 현재 우리 한국인들을 위한 적당한 단어가 아닐까 생각한다. 한국 사회를 보면 많은 부분에 있어서 공감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한국의 드라마, K-POP, 과학기술, 극성맞은 교육열, 미친 듯이 일하는 열심히 우리의 품위를 만들어주지 않는다. 품위 있는 문화를 만들기 위해서는 또 다른 노력 필요하다. 


노력의 첫 번째 단계는 앞에서 약간 언급한 것처럼 여유를 갖는 것이다. 지금까지 악착같이 살았다면 이제는 욕망을 약간 내려놓고, 돈을 좀 덜 벌자, 돈을 약간 덜 벌어도 사는 데는 지장 없다. 20% 덜 벌어도 이미 세계적으로 보면 엄청 잘 살고 있는데 '당근 마켓'이 그 증거 중의 하나이다.  '욕망'은 '마음의 여유'를 먹고 산다. 욕망이 커질수록 마음의 여유가 없어지고 욕망을 버릴수록 마음의 여유는 더 많아진다. 욕망을 20% 줄이고 그렇게 줄인 20%를 품위에 투자하자. 그러면 나중에 200%로 돌아올 것이다. 


나는 몇 십 년 동안 현지에서 태권도를 가르쳤는데, 관원들 중에는 미국, 영국, 독일, 캐나다 등등 세계 각지에서 파견된 서양인들의 자녀들도 다수 있었다. 이 자녀들을 보면서 나는 많은 것을 배우고 깨달았다. 이들을 만나기 전까지는 서양인들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이 많았다. 서구제국주의자들, 침략자들, 세계를 어지럽히는 자들, 비윤리적인 인간들 등등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갖고 있는 부정적인 시각이었다. 그러나 서양인들에게서 배울 점들이 너무도 많다는 것을 서양인 관원들을 통해 배웠다. 물론 그렇다고 모든 부정적인 시각이 바뀐 것은 아니다. 어쨌든 나의 서양인 관원들은 우리가 갖고 있지 않은 품위가 있었다. 나의 서양인 관원 모두는 아니지만 대부분은 수준 높은 품위를 갖고 있었다. 어린 초등학생에서부터 대학생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서양인 관원이 있었는데, 그들은 대부분 뭔가 모르지만 언어와 행동에 기품이 있었다. ChatGpt가 나에게 알려준 그런 품위를 보여주었다. 혹시 ChatGpt가 서양인들에 의해 개발되어 서양인의 관점에서 품위가 정의되었는지 모르겠다. 그러나 한 가지 분명한 것은 그들은 다른 현지인, 한국인 관원을 포함하여, 비교되지 않을 정도로 행동이 달랐다는 것이다. 


아주 간단히 한 가지 예를 들어보겠다. 나는 운동 시간에 팔 굽혀 펴기를 시킬 경우 서양인과 현지인 관원들에게 차별적인 횟수를 부여했다. 그 이유는 서양인 자녀들은 내가 가르친 그대로 힘들더라도 정확하게 하고 내가 보던 보지 않던 상관하지 않고 정직하게 끝까지 마무리한다. 꾀를 부리며 대충 하지 않는다. 그러나 현지인들은 자신 나름대로, 내 눈치를 보며 대충 횟수를 채우기에 바쁘다. 


어느 날 현지인 관원들 몇 명이 휴식 중에 나를 찾아와 강하게 항의를 했다. “왜 차별을 하십니까? 서양인을 우리보다 더 사랑하십니까?” 나는 웃으면서 “나와 너희들 중에 누가 더 정의롭고 합리적인지 보여주겠다”라고 말하며 앞에서 언급한 팔 굽혀 펴기에 대한 예를 말해주었다. 그러자 그들 중 어느 누구도 나의 말에 반박하지 못하고 부끄러운 듯 물러갔다. 


나는 이 조그만 일을 통해, 품위는 어떤 상황에서도 정직히 말하고 행동하는 것이라는 것을 배웠다. 이것이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고 자리 잡은 사회가 품위 있는 사회이다. 소수의 품위를 가진 자들이 있다고 해서 그 사회 분위기가 품위 있는 것은 아니다. 다만 소수의 품위 있는 자들이 사회에 영향력을 끼쳐 점차적으로 품위 있는 사회를 만들어가야 한다. 먼저 의식이 깨인 자들이, 먼저 품위를 배운 자들이 섬겨야 하는 사회적 책임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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