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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로진 May 10. 2024

하나님의 이름을 빙자하는 설교들

2. 하나님이 세우신 주의 종?

둘째. 하나님이 세우신 주의 종(리더십)

오늘날 많은 설교자들이 말하고 있는 주의 종 개념은 대부분 구약적인 개념이다. 신약적 개념에서는 그리스도인 모두가 하나님의 자녀이며, 한 형제, 자매이며, 나아가서는 예수 그리스도의 친구며 제자들이다. 이것에 대해 이 천년 전에 이미 베드로(베드로전서 2장)가 기록했고, 500여 년 전에는 마틴 루터를 비롯한 종교개혁가들이 목숨을 걸고 '만인제사장'에 대해 외쳤다. 


그런데 아직도 많은 설교자들은 구약성경, 특별히 다윗의 사울 왕에 대한 태도(사무엘상 24장)를 인용하여 하나님이 세우신 주의 종에 대한 영적 권위를 언급하는데, “‘주의 종’의 권위에 도전하지 말라, 비판(비난) 하지 말라, 주의 종은 하나님이 직접 심판하신다 그러니 하나님께 맡기고 그냥 기도나 열심히 하라. 주의 종은 하나님의 말씀을 대언하는 자들이다. 주의 종을 거역하는 자들은 하나님이 심판하시고 벌을 주신다” 등등이다. 


이 얼마나 위험한 설교인가? 설교자가 다윗과 사울 왕을 인용하는 순간, 설교자는 목사와 공동체의 리더십을 제왕의 자리에 올려놓게 되는데, 이것을 왜 모르는가? 아니 어쩌면 설교자 스스로가 그 자리에 오르고 싶은 것은 아닐까? 그 설교를 듣고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하는 사람들은 그 순간 그 제왕의 백성으로 인정하는 것이 된다. 그렇지만 우리의 왕은 삼위일체의 하나님이며 우리는 그의 백성이다. 


신약 시대는 교회 공동체적 세계관으로 봐야 한다. 교회 공동체를 섬기는 자들 중에서 리더십이 있는데, 신약 성경, 디모데전서 3장과 디도서 1장에는 리더십으로 세우는 것에 대해 명확하게 정의하고 있다. 목사만 하나님이 세우신 종이나 리더가 아니라, 교회를 섬기는 모든 자들이 하나님으로부터 세움을 받은 종이나 리더이다. 사실 엄격하게 말하자면 오늘날 ‘목사’라는 용어는 원어적으로 보면 성경에 없으며 ‘목자’라는 용어가 있다. ‘목자’는 현시대에 우리가 이해하고 있는 목사의 개념과는 거리가 멀다. ‘목자’의 개념에 대해서는 내가 쓴 글 ‘양치기 개들’ 편에 자세하게 설명되어 있다. 


아무튼 영적 권위에 대한 도전이나, 비판(비난)은 목사나 리더십에게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교회 공동체를 섬기는 모든 형제, 자매들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되어야 한다. 또한 예수님의 산상 수훈(마태복음 5~7장)을 통해서도 그리스도인의 기본적인 삶의 가치관에 대해 가르쳤는데 이 가르침 안에 모든 것이 들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뿐만 아니라, 베드로후서 1장과 요한일서 4장에는 교회 공동체 안에서 형제, 자매로서 서로를 위해 가져야 할 태도들에 대해 가르치고 있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주의 종’ 개념은 구약적 개념이며, 오늘날 특정 직분을 갖고 있는 자들만을 위해 지칭하며 성경을 왜곡되게 적용해서는 안된다. 만약 그렇지 않으면 자칫 목사를 비롯한 공동체의 리더십을 제왕적 위치에 올려놓게 된다. 아니 어쩌면 이미 그 왕좌에 올라있을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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