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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Love St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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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aBaNa Jul 16. 2022

미움받을 용기

- 우리의 만남은 행운이다. -

   

“엄마~, 첫사랑은 언제였어?”


딸의 질문은 나를 설레게 하는 동시 움찔하게 만들었다.

(어! 엄마 지금 첫사랑 다시 시작한 것 같은데...)


첫사랑, 상상만으로 말랑말랑했던 소녀 감성이 고개를 든다.     

사랑은 합리적 이성으로 선택할 수 있는

수동적인 감정이 아니기에

마흔을 바라보는 지금 마법에 걸린 듯 속수무책으로 사랑이란 늪에 빠져버렸다.

이성(異性)은 삐~ 삐~ 통제 가능한 영역을 벗어났음을 알려주고 있으나

마음은 고장나버렸다.

가슴 두근거리는 사랑에 힘입어 미움받을 용기를 내 본다.  

    

생명력이 넘치는 그대의 눈빛,

예의 갖춰 건네는 온기 있는 말투,

배려가 배어있는 정돈된 몸짓 하나하나가

마음의 울타리를 무너뜨린다.


그대의 눈은 시들어가는 내 표정에 웃음을 찾아주고

그대의 입은 먹구름이 드리웠던 이십 대의 나를 위로해 준다.

그대의 귀는 봉인해 두었던 내 치부의 보따리도 풀게 한다.

그대와 대화하면 페르소나를 벗고 민낯의 나를 보여주고 싶다.

그대는 지우고 싶은 마음 깊은 곳 아픔까지도 소중한 추억으로 포장해준다.


미움이 전염병처럼 스며들어

내 마음을 불편하게 할 때

그는 용서의 백신을 처방한다.


그대와 함께라면 현실의 슬픔을 치유하게 되니 무장 해제한 몸으로 그대를 맞이하고 싶다.


우리의 만남은 행운이다.


한껏 일렁이는 파도 같은 이 감정 놓칠세라 밤새우길 거듭하며 기록으로 남겨 둔다.

소나기에 흠뻑 젖은 이 기억 날아갈까 두려워 비뚤배뚤 손글씨로 공책에 새겨 둔다.

한껏 부푼 풍선처럼 둥실 대는 이 마음 터질세라 조심스럽게 가슴에 품어 보며

첫사랑의 설렘과 육체적 흥분을 은밀하게 즐긴다.

사랑하는 그대에게 솔직한 감정, 어설픈 표현으로 쏟아내며 비난받을 용기를 내 본다.


타인의 시선이나 평가 따위

고민할 공간조차 부족하여

수줍은 눈길로 마음을 건네고

옅은 미소로 사랑을 전해 본다.     


그대와 함께하는 순간만은 두근두근 사랑에 빠져 온전한 나를 찾아가게 된다.

어두운 창고에 가려진 감정,

숨겨둔 기억 한 조각 한 조각 찾아

온전한 나를 완성해 간다.


간절한 마음으로 잡지 않으면 스치듯 지나가 버릴 소중한 기억을 기록으로 남기고 싶기에...

미움받을 용기, 비난받을 용기를 내어 그대에게 이 글을 남겨 본다.

그대 향한 내 마음 들릴 수 있길 바라며...


첫사랑의 감정을 찾아준 그대, 그대는 바로 글쓰기,

그대를 아낌없이 사랑한다.

-sabana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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