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삶을 허락한 품, 부산
소제목: 살아가며 사랑하며
공모전에서 대상 받은 작품을 소개합니다.
“반갑습니데이”
이십 년 전, 낯설기만 했던 그 말에
저는
작은 미소로 답했어요.
시장 골목 따라 흐르던
바다 냄새, 삶 냄새, 사람 냄새
그 모든 것이 처음엔 조금 두려웠지요.
“오이소, 보이소, 사이소”
투박하지만 푸근한 사투리에
정 많은 손길이 다가왔고,
그 온기가
어느새 제 마음을 채우기 시작했어요.
광안리 불빛 아래
작은 희망 하나 놓아두고,
황령산 능선 위엔
지친 꿈 하나 걸어두었지요.
해운대 파도 위엔
아이의 웃음 하나 띄워두고,
동백섬 솔바람 따라
속 깊은 한숨도 날려보았어요.
태종대 절벽 끝에서는
‘그래도 살아야지’
말없이, 몇 번이고 되뇌며 버텼습니다.
자갈치 인심 속에서
엄마의 손맛을 느꼈고,
남포동 골목길을 따라
제 인생의 속살도 하나씩 드러났지요.
그렇게
이곳에서 아이 넷의 엄마가 되었고,
스무 해 넘게 살아가며
일터에서 웃음도 나누며
제 삶의 뿌리를 내렸습니다.
부산은 제게
단지 주소가 아닌,
사랑하는 고향이 되었어요.
산이 있어 등을 기대었고,
바다가 있어 눈물을 씻었고,
강이 있어 흐를 수 있었지요.
이제는
투박한 사투리도,
짠내 나는 바다 바람도,
정겨운 시장 인심도
모두, 제 것이 되었어요.
부산, 이 도시는
저를 다시 태어나게 해 준 고향이에요.
제 아이들의 고향이자
내일을 꿈꾸는 집이기도 하지요.
부산에 살어리랏다.
이곳은 저만의 고향이 아니라,
우리가 함께 살아가는 고향이고
우리가 함께 만들어가는 부산이라서
참 따뜻하고, 참 행복합니다.
- 캄이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