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깊은 곳
바람과 햇살이
하루를 건네주었다.
나는 조용히
나를 풀어놓는다.
해방’이라는 옷이
몸에 잘 맞는다
포근하고, 낯설고
기분 좋은 어색함.
아이들은 자꾸
생각의 끝에 걸리지만
벌레처럼 바쁜 일상은
한켠에 내려두고
책장을 넘기고
숨을 고르며
숲의 소리를 베껴 쓴다.
아침, 점심, 저녁
따뜻한 밥을 받아먹는다
그 평범함이
눈물 나게 고맙다.
십 년 만에
연수라는 이름으로
쉼을 배운다
이곳은 곤충의 천국
날고, 뛰고, 기는 것들 사이
나도 슬쩍 끼어
놀라고, 웃는다.
지금, 이 순간
자연의 품에 안겨
내 안의 소란이
조금씩,
조용히,
잠든다.
- 캄이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