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끝자락이
서늘한 숨을 토해내고
하늘은 먼 길을 기억한 듯
느릿하게 파란 문을 닫는다.
그 아래
철새들이 흐르는 강처럼 지나간다.
때로는 하나의 강물 같고,
때로는 부서지는 파도 같다.
앞서거니 뒤서거니,
어깨를 스치며 흘러가는 저 비행은
서로의 체온을 나누는
긴 연대의 노래다.
국경은 그들에게
낙엽 한 장보다도 가벼운 경계일 뿐,
그저 계절이 부르는 곳으로
마음 따라 흘러갈 뿐이다.
내게도 날개가 있다면,
이 계절의 빈 들판을 건너
떠나온 고향까지
단숨에 날아갈 수 있을 텐데.
찬바람이 볼을 스치는 계절,
철새들은 떠나며
하늘에 작은 온기를 남긴다.
그 온기는
돌아갈 길을 잊지 않는 마음의 모양
떠남 속에서도 귀환을 품은
조용한 약속이다.
그 약속 앞에서
쓸쓸함도 고요해지고,
그리움도 은은해진다.
오늘도 나는
철새들이 남긴 온기를 품으며
저 푸른 창공을
나만의 방향으로,
나만의 날갯짓으로 날아본다.
- 캄이브 -